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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MOU 체결 근접…핵무기 포기·단계 보상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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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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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5일까지 서명"
미국, 핵물질 폐기·시설 해체 뒤 제재 완화
동결자금·호르무즈·서명 방식 이견…60일 협상 진통 예고
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포고문에 서명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AFP·연합
미국과 이란이 이란의 핵 포기와 미국의 단계적 경제 보상을 골자로 한 종전 양해각서(MOU) 문안에 잠정 합의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5일까지 서명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요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타결 확률을 80~85%로 제시하면서도 핵 프로그램 폐기의 구체적 이행은 MOU 서명 후 60일간의 실무 협상(technical negotiation)에서 다루게 된다고 밝혔다.

◇ 이란, 핵무기 개발·획득 '무기한' 포기 약속…미국, 이행 단계마다 제재 완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MOU가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해체로 이어진다"며 "핵 프로그램 해체, 핵시설 해체에 대한 약속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무기를 '무기한으로' 획득 또는 개발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며, 민간용 원자력 발전은 이번 합의의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이 관리는 설명했다.

MOU에는 "미국이 농축 핵물질을 얻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농축 핵물질이 현장에서 파괴되거나 국외로 반출된다는 조항도 담긴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이란의 이행에 연동한 '성과 기반 합의(performance-based deal)' 구조가 이번 MOU의 핵심이라고 미 관리는 설명했다.

이 관리는 "이란이 핵물질을 약속대로 넘기면 무언가를 받고, 핵 프로그램이나 핵시설을 해체하면 또 다른 보상을 받게 된다"며 "지역 평화·안정에 실질적으로 헌신하면 추가 혜택이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란이 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혜택이 제공되지 않도록 구조화한 점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IRANIAN US-ISRAELI WAR
이란인들이 12일 저녁(현지시간) 테헤란 엔겔라브 광장에서 미국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정부 협상을 지지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UPI·연합
◇ MOU 서명 뒤 30일 내 이란, 호르무즈 개방…미국, 해상봉쇄 단계적 완화

MOU에는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 절차가 시작되고, 미국이 이에 연동해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WSJ에 따르면 현행 문안에서 해협은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조건으로 재개방되며 교통량은 30일 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해 MOU에 서명할 계획이며, 이후 실무 협상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감시를 강화하고, 이란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MOU 14개 항을 입수해 공개하면서 30일 내 해상봉쇄 완전 해제, 석유·석유화학 제품 제재 유예와 금융자산 접근 보장, 미국 및 동맹국의 최소 3000억달러(456조원) 규모 이란 재건 계획 제시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 미국 "제네바 직접 서명" vs 이란 "원격 서명"…IRGC, 합의안 미동의 변수

서명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서방 소식통은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제네바에서 만나 합의안에 서명할 수 있다고 전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미 공군 C-17 수송기 4대 등 선발대가 이미 유럽으로 출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국영TV에서 "서명은 디지털 방식으로, 원격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직접 대면에 선을 그었다. 이는 이란 내부 강경파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핵 문제에 관한 양측의 해석도 정면으로 엇갈렸다. 미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해체와 핵물질 국외 반출·폐기에 이미 동의했으며 60일 실무 협상은 집행 방식에 관한 논의라는 입장인 반면,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핵 문제는 최종 합의 단계로 미뤄졌다. 이번 단계에서 미국의 핵 요구는 우리에게 전혀 수용 가능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WSJ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협상 초안에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이 집단이 전쟁 종식보다 억지력 회복과 대미·대이스라엘 '승리' 부각을 더 중시하는 세력이라고 짚었다.

◇ 블룸버그 "핵 쟁점 60일로 유예"…WSJ "미·이란, 합의 후 가장 어려운 협상 직면"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 구조의 핵심 문제점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60일 후속 협상으로 넘겨진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어느 시점에서든 합의가 무산될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대표는 블룸버그에 "이란이 A에 합의해 돈을 받고, B에 합의해 돈을 받는 방식으로 협상을 질질 끌 위험이 있다"며 "협상에 갇혀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 의지가 사라지면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동결 자금 문제도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란은 이미 240억달러(36조5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제재 동결 자금에 대한 조기 접근을 요구하며 MOU 서명 조건으로 내세웠으나, 밴스 부통령은 "그저 합의에 서명하거나 회의에 참석한다고 해서 자금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WSJ는 "핵과 제재, 호르무즈 통제권, 고농축 우라늄 처리를 둘러싼 이견이 잔존하는 가운데, 최종 합의 이후가 오히려 더 어려운 단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페르시아만 안보 전문가 케이틀린 탤메이지 교수는 WSJ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비판론자들이 지적했던 것과 같은 약점을 이번 합의도 상당 부분 갖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탤메이지 교수는 "향후 미·이란 관계에 또 다른 장애물이 생겼을 때, 이란이 다시 해협 봉쇄 카드를 쓰는 것을 막을 메커니즘이 이번 합의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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