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 가는 가을, 공원의 벤치에 앉아 떨어지는 잎새를 바라본다. 오래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문득 가슴 한쪽에 묻어둔 이름이 떠오른다. 젊은 날에는 사랑도 이별도 그 순간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떠나간 사람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가 남긴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어느새 내 존재의 일부가 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그런 기억에 관한 소설이다. 불혹에 가까워진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는 첫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