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환기와 철학자 조요한의 두터운 교분은 미술계에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한국미술사에 남긴 수화 김환기(樹話 金煥基, 1913년~1974년)의 독보적인 업적은 누가 뭐래도 서구 모더니즘을 한국화했다는 데에 있다. 수화에 비해 열세 살 아래인 조요한(趙要翰, 1926년~2002년)은 서양철학과 미학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한국예술의 정신해명으로서 『한국미의 조명』(1999)을 남겼다. 그러고 보면, 서세동점의 역사적 격동기를 살다 간 화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