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 한낮의 햇살은 아직 따갑지만, 아침저녁은 제법 서늘하다. 계절이 바뀌면 마음도 지나온 시간을 돌아본다. 무엇을 더 이루어야 하는가보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를 묻게 된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온 몸과 마음이 속도를 늦추고 싶은 때다.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우리에게 '지와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더 친숙한 이 작품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다. 나르치스는 사색과 절제, 질서와 정신을 중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