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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는 1714명, 합격률은 50.95%였다. 지난해보다 합격자 수는 줄었고, 합격률 역시 50% 초반에 머물렀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변호사시험은 여전히 응시자의 절반가량을 탈락시키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이 변호사시험 제도의 본래 취지와 정면으로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변호사시험법의 규정이다.
변호사시험법은 변호사시험의 목적을 '변호사에게 필요한 직업윤리와 법률지식 등 법률사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검정'하는 데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이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검정시험의 성격을 분명히 한 것이며, 이는 정해진 인원만을 선발하는 시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헌법재판소도 이 제도 취지가 로스쿨 교육과 결합하여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 법학교육 정상화, 국가인력 낭비 방지 등을 달성하는 데 있어 선발시험인 사법시험 제도와 다르다고 반복해서 밝혔다. 그럼에도 현실의 변호사시험은 사실상 정해진 숫자 안에 들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선발시험처럼 운영되고 있다.
로스쿨 제도가 교육계와 실무계를 연결하기 위한 제도로 도입되었고 변호사시험은 그 연결고리임에도, 합격자 발표 숫자는 최근 들어 교육계와 실무계 사이의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가 자격시험의 성격을 가져야 할 변호사시험을 선발시험처럼 운영하면서 합격률이나 합격자 숫자에서 모두 어정쩡한 결정을 내린 이번 합격자 발표 역시 어느 쪽에도 온전한 만족을 주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제도 운영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합격한 학생들은 축하받아 마땅하지만, 그 기쁨조차 극심한 경쟁을 겨우 통과했다는 안도감일 뿐이다. 뜻을 이루지 못한 학생들은 다시 불확실한 시간으로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3년간 오로지 변호사시험 준비에만 매몰되면서, 법적 사고의 토대를 형성하는 기초법학 교육은 설 자리를 잃고, 실제 법조인이 되었을 때 필요한 실무교육 역시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 여기에 리걸클리닉 활동은 법률가로서의 공공성과 책임의식, 즉 리걸마인드를 체득하는 중요한 과정임에도 시험 준비에 쫓기는 학생들에게는 사실상 사치가 되어버렸다. 결국 로스쿨 교육의 중요한 축들이 하나둘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구조는 학생 개인의 부담을 넘어 로스쿨 교육 전반을 파행시키고 있지만, 우리의 논의는 여전히 제도의 본질이 아닌 '적정 변호사 수와 그에 따른 신규 변호사 수요'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우리 법률서비스 시장의 상황과 변화에 비추어 어느 정도 신규 변호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합리적 기준이나 실제 수요에 대한 예측 자료 없이 서비스 공급자인 변호사의 요구에 밀려 합격자 수가 결정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해마다 합격자 수를 둘러싼 같은 공방이 반복되는 사이, 정작 법학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법조인을 길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은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합격자 수를 둘러싼 논쟁이 아니다. 급변하는 사회와 기술 환경 속에서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만큼, 미래 법조인 양성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다.
AI 시대를 맞아 법조인의 역할은 더욱 복합적이고 전문적으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법조인은 단순히 판례를 암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와 실무 역량, 그리고 공익적 책무를 갖춘 사람이다. 지금처럼 학생들이 3년 내내 변호사시험 준비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그런 법조인을 길러낼 수 없다.
이제는 변호사 수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법학교육의 본질과 미래 법조인 양성의 방향으로 논의를 옮겨야 한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앞으로도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변호사시험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로스쿨 교육과 연계되려면 합격자 수가 제도적으로 인정된 입학 정원과 비례적으로 연계되어 자격 검정이라는 본질을 되찾아야 하고 그 기반 위에서만 로스쿨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학생들을 위한 길이고, 법학 교육을 위한 길이며, 궁극적으로 국민의 사법접근권을 넓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합격한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를 전한다. 그리고 이번에 뜻을 이루지 못한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노력과 가능성은 시험 결과 하나로 평가될 수 없다. 교육자인 우리는 여러분의 성장을 믿는다. 동시에, 그런 믿음이 더는 근시안적인 제도 운영의 벽 앞에서 좌절되지 않도록 바꾸어야 할 책임 역시 우리에게 있다. 오늘의 착잡함이 내일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