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호남 반도체 투자에 노조 반발
경총, 공장신설 결정 교섭 제외 주장
메가특구에 근로시간·고용 완화 제언
"첨단산업 인력 운용 자율성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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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발표한 '최근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을 통해 "신규 공장 설립 등 기업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은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업이 어느 지역에 어떤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할지 결정하는 것은 사업 전략과 투자, 생산체계 전반에 관한 경영주체의 고유한 판단이라는 게 경총의 설명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전남·광주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팹(공장) 2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를 합쳐 호남권에 총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지난달 13일 입장문을 내고 주말 동안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환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이유로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영사항과 교섭사항을 구분하는 제도적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고용노동부가 해석지침을 통해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산업현장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시행령·시행규칙을 통해 공장 신설 등 고도의 경영상 결정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공장 신설을 둘러싼 교섭 범위뿐 아니라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메가특구의 노동제도도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메가특구가 세제·재정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실제 생산과 연구개발(R&D), 인력 운용까지 뒷받침하는 산업 거점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은 기술 변화가 빠르고 프로젝트별 인력 수요도 크게 달라 기존 제조업 중심의 획일적인 근로시간·고용 규제로는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경쟁국이 산업 지원과 함께 근로시간 및 고용 형태 규제를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규제 적용을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설정하고, 고소득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경총은 연내 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업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 이후 생산과 연구개발, 인력 운용 과정에서도 기업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경영계의 판단이다. 막대한 재정·세제 지원으로 기업을 유치하더라도 인력 운용의 경직성이 지속된다면 특구 조성에 따른 산업 육성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AI·반도체 대전환 시대의 기술패권 경쟁은 결국 인재를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지의 싸움"이라며 "영업이익 성과배분과 공장 신설 등 기업의 고도의 경영상 결정이 노사 갈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