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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전 ‘테라파워’ SMR에… 국내기업 보증까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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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8. 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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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테라파워 최대 8기 EPC 맡아
완공·가격·성능 보증해 상업금융 조달
첫 원자로 상업운전 전…비용·성능 불확실
보증 한도·정부 금융 연계 여부 미공개
빌 게이츠와 만난 김정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4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와 만나 소형모듈원자로 사업에 한국기업 참여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산업통상부
테라파워가 현대건설을 향후 최대 8기 나트륨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완공·가격·성능까지 보증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정부가 차세대 원전 공급망 진출 성과를 강조했지만, 첫 상업 규모 원자로 후속 사업의 보증 책임을 국내기업이 맡으면서 비용과 책임 범위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17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테라파워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현대건설과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일부 해외시장에서 추진할 최대 8기의 EPC 사업자로 현대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현대건설의 완공·가격·성능 보증이 통상적인 상업금융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한도와 책임 상한은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같은 날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만나 한국 기업의 SMR 공급망 진출을 강조했다. 김정관 장관은 "테라파워의 표준설계와 한국의 원전 제조·건설 공급망을 결합해야 한다"며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한국수력원자력,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테라파워 사업에 투자하거나 기자재 공급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력의 대상인 나트륨 SMR은 아직 상업운전 실적이 없다. 첫 원자로인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1호기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첨단원자로실증프로그램(ARDP) 지원을 받아 건설 중이다. 테라파워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DOE가 첨단원자로 사업 비용의 최대 50%를 분담한다. 첫 호기는 정부 지원을 받는 실증사업인 반면, 후속 최대 8기는 상업금융을 통해 확대되는 구조다.

미국 전력회사 퍼시픽코프는 '2025년 통합자원계획'에서 나트륨 원자로의 구체적인 비용·성능 가정이 비공개라고 밝혔고, 초도호기 기술과 건설비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별도 조달구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계획 수정안에서는 상업운전 실패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까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테라파워는 후속 원자로의 가격과 완공, 성능을 현대건설의 보증으로 금융조달에 연결했다. 미국 보글원전 3·4호기에서는 EPC 사업자의 보증이 실제 재무 책임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조지아파워의 2025년 공시에 따르면 보글 사업의 보증기관 의무는 17억 달러로 기재됐다. 원전 건설에서 보증 규모와 책임 범위가 사업비 부담과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건설이 비용 초과나 공기 지연, 성능 미달이 발생했을 때 어느 수준까지 책임지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테라파워 경영진은 방한 기간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들과 금융지원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기업의 SMR 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계약상 책임과 정책금융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미검증 SMR을 금융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자·제작자·시공자와 보증기관을 확보하고, 일부 사업 위험과 책임을 넘기려는 것"이라며 "보증 조건과 한도, 정부 보증 여부 등을 공개하고 독립적인 기술·경제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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