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등 금융지원 여력 확대
건설업계 “사업장 자금 병목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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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주택공급 관련 금융지원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도 기존 1.5%에서 3%로 두 배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발생하며, 늘어난 재원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이주비 대출과 신축 단지의 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지원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자금 지원과 함께 정비사업 추진 속도를 늦춰온 현장 규제도 대거 손질하기로 했다. 재개발조합 설립 동의율 요건을 재건축 수준으로 낮춰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 요건을 기존 75%에서 70%로 완화한다. 공공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사업 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동의율도 기존 67%에서 60%로 낮아진다. 시공사 선정 절차도 간소화한다. 일반경쟁입찰에서 시공사가 한 곳만 응찰해 유찰되는 경우 재입찰 공고 이후 입찰서 제출 마감 기한을 단축하는 등 절차를 손질해 시공사 선정 지연을 줄일 방침이다.
이 같은 지원 확대를 두고 일각에서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정비사업 관련 발언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재건축·재개발이 기존 주민들의 이주를 수반해 총가구 수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며 "정비사업만으로는 공급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정비사업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김 장관은 "재건축·재개발은 기존 주택을 멸실하고 새로 짓는 사업 구조상 공급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취지였을 뿐, 정비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공공과 민간의 공급 비중이 1대 9 수준인 만큼 비중이 큰 민간 정비사업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비사업 인허가 지원센터 운영 등을 통해 속도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 있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서울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동의율 완화 등 절차 단축과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정비사업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등 사업성이 우수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합 설립 문턱과 자금 조달 문턱이 동시에 낮아질 경우 이주와 착공으로 이어지는 사업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번 지원책이 정비사업 현장의 근본적인 체력 저하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 금융비용 부담 등 건설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수익성·안정성·성장성·활동성 지표가 동반 악화하는 흐름은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사업 구조와 재무 구조, 계약·위험 분담 관행 전반을 재설계해야 할 신호"라고 진단했다. 또 "수익성 측면에서는 물가 변동 조정의 실효성 제고와 공사비 산정기준 개선, 위험 배분 규칙의 명확화를 통한 적정 마진 확보가 필요하다"며 "안정성 측면에서는 공사대금의 적기 지급·회수 구조 개선과 금융지원 연계 강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