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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3단계안’, 루비오 “호르무즈 통제 불가” 거부 속 ‘제한적 중간 성과’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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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28. 07:57

이란 '선 종전·후 핵' 제안…트럼프 안보팀 검토·전화 협상 언급
이란 외무, 푸틴 회동...러, 협상 중재·지원 병행
호르무즈 통항 급감·유가 상승…에너지 공급 압박 확대
USA-BRITAIN/KI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찰스 영국 국왕(오른쪽)과 카밀라 왕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걷고 있다./로이터·연합
이란이 핵 문제를 종전 이후로 미루는 3단계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핵 선결 원칙과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을 '레드라인'으로 재확인하면서 양국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을 안보팀과 검토하고 원격 협상이 지속되면서 협상 재개 가능성은 유지되고 있으며 단계적 접근(Phased Approach)을 통한 '제한적 중간 성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美 "해협 통제 불가"…이란 '통제 하 개방' 충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주장하는 '해협 개방'의 실질적 의미를 지적하며 "해협은 열려 있지만, 이란과 협의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격하겠다거나 통행료도 내야 한다는 식이라면 그건 해협 개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로, 이란이 누가 이용할 수 있는지, 얼마를 내야 하는지 결정하는 체제를 일상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레드라인'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로 전 세계를 인질로 삼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협상단이 정권 내 다른 파벌과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합의 범위와 제안 내용은 물론 면담 대상까지 내부 협의를 거쳐야 하는 구조가 협상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루비오 장관은 합의 불발 시 조치에 대해 "현재 이란에 가해지는 제재 수준이 매우 강력하지만 압박을 더 강화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Russia Ira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
◇ 이란 '핵 후순위 3단계안' 제시…트럼프, 이란 제안 검토·원격 협상 지속...전문가 "이란 제안, 양측에 제한적 중간 성과"

이란 측 소식통들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이 2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방문 중 중재국에 전달한 종전안이 3단계 구조로 설계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1단계는 미국·이스라엘의 전쟁 종식과 재개 불가 보증 제공, 2단계는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와 호르무즈 해협 관리 합의, 3단계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역내 대리세력 지원 등을 협상한다는 구조로, 이란은 2단계에서도 해협이 자국 통제 하에 개방되는 방안을 원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안보팀과 해당 제안을 검토했으며,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란 관련 레드라인은 미국 국민뿐 아니라 이란 측에도 명확히 전달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이슬라마바드 봉쇄가 해제됐지만, 양측 간 간극을 좁히는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고, 양측이 각서에 서명할 수준에 근접할 때까지 대면 회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 베스티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세계 최강 강대국임에도 아무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으며 종전을 위한 납득할 만한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제안이 협상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 D.C. 중동 민주주의 연구단체 던(DAWN)의 오미드 메마리안 선임연구원은 NYT에 "종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우선하고, 핵 협상을 나중에 진행하는 '단계적 접근'이 양측 모두에 '제한적 중간 성과'를 안겨주면서 덜 압박적인 환경에서 대화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IRANIAN US-ISRAELI WAR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왼쪽)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과 손을 맞잡고 있다./파키스탄 총리실 제공·UPI·연합
◇ 아라그치·푸틴 회동…러, 위성 이미지 제공·유엔 거부권 행사로 지원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 도서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약 1시간 30분간 회동하며 양자 관계·지역 정세·미·이스라엘 전쟁 전반을 논의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지난주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란 국민이 독립과 주권을 위해 얼마나 용감하고 영웅적으로 싸우는지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군 군함 위치 등이 담긴 위성 이미지를 이란에 제공해왔으며, 유럽 관리들은 러시아가 이란에 첨단 드론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도 이란을 지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미·이란 협상 지속을 원하며 군사행동 재개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이 "유익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IRAN-CRISIS/IRGC-SEIZURE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경비정이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라이베리아 선적 에파미노다스(Epaminondas)호를 나포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이란 혁명수비대 선박 나포·호르무즈 봉쇄 심화...국제사회 비판 확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이날 호르무즈 인근에서 컨테이너선 2척을 나포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선박 추적업체 클플러(Kpler)와 위성분석업체 신맥스(SynMax)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전쟁 전 하루 125~140척에서 지난 하루 7척으로 급감했고, 이 가운데 국제 시장으로 향하는 원유 운반선은 단 한 척도 없어 글로벌 원유 공급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은 혁명수비대 해군이 통과 선박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입금받기 위해 리알·위안·달러·유로화 등 4개 통화 전용 계좌를 별도로 개설했다고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알라에딘 브루제르디 의원이 밝혔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해양안보 회의에서 "해협은 세계의 동맥으로 어느 개인의 재산이 아니며, 이란을 포함해 어떤 주체에 의해서도 통행세·방해 행위로 차단될 수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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