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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연쇄 수주 실패가 던진 경고장… ‘방산 외교·금융·전략’ 총괄하는 부처급 격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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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26. 13:44

잇따른 ‘비보(悲報)’… 기술력이 부족해서 졌는가?
방사청, “조달청에서 전략 사령부로”...‘수출 중심’으로 조직 DNA를 바꿔야 한다
강력한 일본의 부상, ‘K-방산 컨트롤타워’ 없이는 공멸한다
0426 K방산 폴란드 수출 출고식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출고식 / 연합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이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하며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수주전 연쇄 패배'라는 차가운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기술력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정치·외교적 장벽'에 부딪히며 K-방산의 영토 확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형국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수요군, 연구소, 법무법인, 그리고 방산 업체등의 전현직 K-방산 전문가들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의 방사청 구조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환경과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고 진단한다.


잇따른 '비보(悲報)'… 기술력이 부족해서 졌는가?

최근 전해진 글로벌 방산 시장발 소식은 K-방산 관계자들에게 뼈아픈 충격을 안겼다.
사업비 60조 원 규모의 美해군 고등훈련기(UJTS) 도입 사업에서 유력하던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컨소시엄이 입찰 참여를 전격 포기했다. 원인은 기술력이 아닌 '게임의 룰' 변화였다.

미 해군이 핵심 요구 조건이었던 '해상 착함(Arrested Landing) 능력' 요건을 삭제하면서, KAI의 T-50 훈련기의 독보적인 강점은 사라지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보잉(Boeing)의 독주 체제가 굳어졌다. 또한 미정부의 '바이 아메리칸법(BAA)'에 따른 미국산 부품 비중(75%) 충족 어려움 및 가격 경쟁력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를 두고 미국 내 정치적 역학 관계와 자국 기업 보호라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계약 실패는 북미뿐만이 아니다.

△ 호주 호위함 사업 : 강력한 후보였던 한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의 군사무기 수출 허용 이후 K-방산에 대한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 인도 잠수함 사업 : 독일 TKMS의 파격적인 금융 지원과 기술 이전 공세에 밀려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놓쳤다.

△ 폴란드 오르카(ORKA) 사업 : 폴란드 1차 수출의 영광을 뒤로하고, 나토(NATO) 회원국 간의 결속 논리에 밀려 한화오션이 수주에 실패하는 등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실패의 공통점은 '기업의 기술' 보다는 '전략'의 패배라는 점이다.


0426 FA-50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동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도입 사업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KAI) 컨소시엄이 입찰 포기를 선언하며 중도 하차했다. T-50 계열의 수출은 여전히 동남아와 중동 등에서 견고하지만,이제는 단순히 기체 성능을 자랑하는 단계를 넘어, 미 국방부의 예산 절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운용 유지 보수의 디지털화'와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혁신 과제를 앞두고 있다. / 대한민국 공군
K-방산 전문가들....방위사업청, 20년전의 조달청 역활에서 벗어나야

지난 2022년 2월 시작된 러·우 전쟁의 위기에서 거둔 압도적인 K-방산의 도약은 한국 방산의 강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신속한 납품 능력(Fast Delivery)'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방산 기업들의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지난 20여년간 국내 수요군 중심으로 방산 물자 공급의 '효율성'과 '투명성 확보'를 책임진 방위사업청(DAPA)의 '조달청' 역활이 중요했다.

또한 방사청과 더불어, 미사일부터 전차까지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하는 K-방산 기술 자립의 본산인 '국방과학연구소'(ADD), 무기체계의 신뢰를 책임지는 '국방기술품질원'(DTaQ), 그리고 전략적 기획과 수출을 지원하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KRIT)등 생산 현장의 실행력을 담보하는 삼총사 연구기관의 유기적인 협업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K-방산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제탄생 한 시점에서 방위사업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 '군 전력과 산업'의 동시 연계 (R&D 혁신)
과거 방사청은 우리 군이 요구하는 무기를 적기에 납품하는 '관리자'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각계의 방산 전문가들은 국방 R&D의 출발점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의 활용성뿐만 아니라 초기 기획 단계부터 '산업 파급력'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AI, 드론, 우주 등 첨단 분야는 연구개발부터 수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되는 '군·민 통합 관리'가 필수적이다.

△ '방산 외교'와 '정책 금융'의 결합
방산 수출은 국가 대 국가(G2G)의 약속이다. 독일과 프랑스처럼 파격적인 정책 금융 지원과 상대국이 원하는 산업 협력 패키지를 사전에 설계하여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방사청이 외교부와 산업부, 기획재정부를 잇는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K-방산이 폴란드 수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면서, 이제는 제품의 성능(K-가성비)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패키지 딜 설계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 일본의 부상, '방산 컨트롤타워' 없이는 공멸한다
일본이 무기 수출의 빗장을 풀자마자 호주 시장을 장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총리 관저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범부처 역량을 집중한다. K-방산 각계 전문가들은 우리 역시 방사청이 국방 R&D 기획, 산업 생태계 설계, 방산 수출을 사실상 총괄하는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0426 nano banana_USTJ
K-방산 글로벌 수주 현황 및 방위사업 시스템 개편 과제 / Gemini 생성이미지
K-방산 범정부 기구 확대 개편의 구체적 청사진

각계의 방산 전문가들은 우리 방사청의 현지 밀착형 정보전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주요 전략 수출국 재외공관에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KRIT) 등 기술 방산전문가 파견을 확대하여 상대국의 정무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의 美해군 고등훈련기 (UJTS) 입찰 조건 변경과 같은 변수를 사전에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정보 사령부' 기능을 보강하는 취지다.

또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진입장벽을 제거하는 구조 개편도 추진한다. 이는 K-방산의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생태계 강화 작업이다.

K-방산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가성비 좋은 무기'라는 이미지로 이룬 초기 성과는 유효기간이 다해가고 있다.
폴란드,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거둔 성과에 도취해,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흐름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미국, 일본, 유럽의 강호들이 정무적·경제적 수단을 총동원해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

각계의 방산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글로벌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로서 방사청의 임무와 역활의 재정의는 단순히 조직의 덩치를 키우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미래 국가전략산업으로 우리 K-방산의 재탄생 여부를 결정할 '근육과 신경계'를 만드는 일이다.

이제 방사청은 부처 간의 칸막이를 과감히 허무는 '방산 컨트롤타워'로서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AI 등 민간 혁신 기술과 결합된 K-방산의 파괴력을 세계 시장에 각인시키는 전략적 사령부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기업의 든든한 창과 방패가 되어 정무적·기술적 장벽을 돌파할 때, 비로소 K-방산은 한철의 유행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지속 가능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0426 방위사업청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방위사업청 청사. 방위사업청은 국방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단계적 이전을 진행 중이며, 현재 대전 청사에는 지휘부와 주요 정책 부서 등 일부 인력이 이전을 완료하여 업무를 보고 있다. 최종 이전은 2028년 상반기로 알려져 있다. / 다인그룹건축사사무소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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