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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억 짜리 드론 항모’ 포르투갈의 역발상, 韓 해군 향해 “가성비 무인 항모” 조기 전력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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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5. 16. 09:39

유럽 최초 포르투칼의 드론 전용 모함
길이 107m 소형 플랫폼 공중·수중·수상 드론 탑재… 건조비 15조원 美 항모 1% 미만
한국 해군, 하이브리드 첨단 무인 지능형 해군 전력 '네이비 씨 고스트' 구축 서둘러야
전 세계 해군력의 패러다임이 거대한 쇳덩어리 위주의 초고가 대형 전투함에서 지능형·무인 중심의 '비대칭 가성비 플랫폼'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수조 원의 예산과 수백 명의 숙련 승조원을 갈아 넣어야 하는 기존의 해군 건설 방식으로는 다가올 미래 전장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는 경종이 마침내 유럽에서 울렸다.

지난 4월 7일(현지 시각) 루마니아 갈라치(Galaci) 조선소...
포르투갈 해군이 발주하고 네덜란드 다멘(Damen) 조선 그룹이 설계·건조한 유럽 최초의 드론 전용 항공모함 'NRP D. 주앙 2세(D. Joao II)'함의 진수식이 거행됐다.
전장 107.6m, 배수량 7000~9000톤급의 이 소형 군함은 올해 말 포르투갈 해군에 공식 인도되어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0516 드론항모
포르투갈 해군의 차세대 다목적 드론 항공모함 'NRP D. 주앙 2세(NRP D. Joao II)'함의 공식 개념 이미지. 선체 측면에 포르투갈 해군 기전 및 지원함 계열을 뜻하는 함번 'A5209'이 도색되어 있다. / 포르투갈 무역투자진흥공사 (AICEP)
◇ 성능 대비 극단적인 경제성을 확보한 이른바 '가성비의 극치'

이 군함이 전 세계 국방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단순히 '유럽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이 아니다. 성능 대비 극단적인 경제성을 확보한 이른바 '가성비의 극치'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주앙 2세함의 척당 건조 비용은 약 1억 32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900억 원에 불과하다.

척당 15조 원을 호가하는 미국의 최신형 핵추진 항공모함(제럴드 R. 포드급)의 1% 미만 가격이며,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급(전장 170m, 척당 약 1조 3000억 원)과 비교해도 7분의 1 수준에 머문다.

유럽연합(EU)의 코로나19 회복 기금(RRF)을 지원받아 만들어진 이 배는 예산이 부족한 중소 국가도 드론 기술을 결합하면 얼마든지 강한 해군력을 보유할 수 있다는 '역발상의 상징'이 됐다.


◇ 소형 플랫폼에 집약된 다차원 무인 전력

주앙 2세함은 겉보기엔 소형 상선이나 지원함과 유사하지만, 내부 구조는 철저히 미래 무인 오케스트라의 지휘소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비행갑판의 핵심인 활주로는 94m 길이에 달하며, 대형 드론의 이착륙을 돕는 사출기(캐터펄트) 시스템까지 갖췄다. 이를 통해 고정익 자살 드론 및 정찰용 UAV(무인항공기)를 끊임없이 발사할 수 있다.

이 배의 진정한 군사적 의미는 '다차원 무인 전력의 허브'라는 점에 있다. 비행갑판 아래에는 헬기 격하 고와 함께 수중 드론(UUV)과 무인 수상정(USV), 그리고 특수부대용 고속정을 탑재할 수 있는 넓은 다목적 갑판이 배치됐다. 한 척의 군함이 하늘과 바다 표면, 바닷속 깊은 곳까지 동시에 통제하는 '유령 함대(Ghost Fleet)'의 모함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인력 구조의 혁신이다. 이 거대한 무인 시스템들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고정 승조원은 단 48명에 불과하다. 300~400명의 인력이 필수적인 기존 대형 전투함의 10~15% 수준이다. 나머지 공간에는 드론 운용 전문가와 정밀 해양 과학자 등 42명의 특수 임무 인원만이 탑승한다. 인구 절벽과 병역 자원 급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구권과 동아시아 해군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포르투갈이 먼저 제시한 셈이다.


◇ 한국 해군, '중소형급 무인항모 확대'

포르투갈의 이 과감한 시도는 현재 '경항공모함 도입'과 '대형 전투함 확보'라는 러브콜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대한민국 해군에 심대한 전략적 시사점을 던진다.

그동안 우리 해군은 동해와 서해, 남해의 복잡한 연안 환경과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거대하고 화려한 대형 전투함 확보에 치중해 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명되었듯, 수천억 원짜리 러시아 흑해함대 순양함이 몇백만 원짜리 우크라이나의 자살 무인 수상정 몇 대에 허무하게 침몰하는 것이 냉혹한 현대전의 현실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과 'K-방산'의 드론·AI 역량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왜 진작 이러한 비대칭 가성비 드론 모함 개발에 나서지 못했는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거대 전함 위주의 대양해군이라는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 한반도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고효율 무인 체계 중심의 해군력 건설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시급하다.


◇ 한국 해군, 하이브리드 형태의 첨단 무인 지능형 해군 전력인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 구축 서둘러야...

현재 우리 군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첨단 무인 지능형 해군 전력인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 구축을 선언하고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 대기업들이 유무인 복합 체계(MUM-T)와 인공지능(AI) 기반 combat system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포르투갈의 주앙 2세함과 같은 드론 전용 플랫폼을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전혀 어렵지 않다. 문제는 군 수뇌부의 경직된 기획 역량과 패러다임 전환을 두려워하는 관료주의다.

1900억 원으로 다차원 전장을 지배하는 포르투갈의 역발상을 우리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예산과 병력이 동시에 고갈되는 '수축의 시대', 대한민국 해군이 살길은 거대한 장갑(裝甲)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민첩하며 압도적인 가성비를 지닌 'K-드론 항모'로 바다를 선점하는 것뿐이다. 군 당국의 결단을 촉구한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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