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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새 최고지도자 선출 실망” 체제 개입 시사… 폭탄과 공포에 갇힌 테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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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0. 13:05

"지도부 다 사라졌다" 장담 속 모즈타바 선출엔 불만
"관여할 것" 지도체제 압박
WSJ "세습 가까운 선택은 美·이스라엘 향한 저항 신호"
NYT "융단폭격과 정권의 억압 사이 이란 국민 절망"
IRAN-CRISIS/LEADER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자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이 9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 선출에 실망했다며 지도부 문제에 관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데 대해 "나는 그들의 선택을 보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 나라에 똑같은 문제를 더 많이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란에는 평화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여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의 테러 지도자들은 이미 사라졌거나, 곧 사라질 때를 카운트다운하고 있다"며 "이제 그 나라의 지도자가 누가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IRAN-CRISIS/SUPREME LEADER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으로 9일(현지시간)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왼쪽)가 2024년 10월 1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이란 테헤란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로이터·연합
◇ "새 최고지도자 선출 실망"… 트럼프, 이란 지도체제 개입 시사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선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편으로는 "그들의 지도부를 포함해 모든 것이 사라졌다"며 전쟁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새 최고지도자에 대해 "실망했다"며 향후 체제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했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모즈타바를 '중량감이 없는 인물(lightweight)'이라고 지칭하며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ABC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차기 지도자가 미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면서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의 정권 교체 시나리오와 관련, "우리가 공격하고서 정부를 온전히 유지했다는 점에서 베네수엘라는 정말 놀라웠다"며 이 모델이 이란에서도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카라카스 관저에서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한 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정권의 인적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정책적으로 미국에 전적으로 협조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사례를 이란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로이터·연합
◇ WSJ "이란, 권력 기반 강화 선택"…NYT "전쟁 속 내부 통제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공화당 행사에서 이번 전쟁을 이란 지도부 몇몇을 제거하기 위한 짧은 군사작전으로 규정했다.

앞서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전날 국영 매체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임시 회의에서 대표들의 결정적인 투표를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미 표적이 된 인물이라며 그의 선출이 이란 체제가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WSJ는 88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후계자 선출에 시간을 들인 것은 체제 내부의 고심을 보여주지만, 결국 초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부정적으로 봤던 부자 세습에 가까운 선택을 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신호이자 혁명수비대(IRGC) 중심의 권력 기반을 단단히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2019년 반대 의견 탄압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고,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폭탄과 반항적인 통치자들 사이에 갇힌 이란인의 절망적인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NYT는 테헤란 주민들은 불타는 연료 저장시설에서 나온 검은 연기와 불안정한 통신, 늘어난 검문소와 내부 단속 속에서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혁명수비대 당국자가 국영 텔레비전에 나와 시위대를 이스라엘 요원으로 간주하고 "사살 명령이 내려졌다"고 위협하는 등 새 최고지도자 선출과 별개로 체제의 강경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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