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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산공원 택지개발 밀어붙일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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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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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모습. /연합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주 용산공원 전체 300만㎡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전에는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공원 내 어린이정원의 주택 부지 활용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두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도심의 가용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구체성이 있다. 정부가 연내 발표할 7만3000가구 이상의 추가 택지 후보지에 용산공원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집값 불안이 이어지면서 도심 내 가용 부지를 찾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정부의 잇단 실책으로 부동산 민심은 악화일로다. 그 영향으로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김 장관의 발언에는 뭐라도 제시해야 한다는 국토부의 초조함이 배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공급 부족을 자초한 건 정부다. 기존 계획의 착공을 앞당기고 민간 정비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등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것이 실효적 대책 아닌가.

용산공원은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이,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기지로 활용한 땅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를 지닌 땅으로, 2003년 기지 반환 합의 이후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민족성과 역사성을 갖춘 국민 여가·생태 공간 조성을 명시하고, 공원 외 목적의 용도 변경이나 처분을 금지하는 조항까지 뒀다.

개발하려면 이 특별법부터 개정해야 하는데, 최근 입법예고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수천 건 접수될 만큼 여론 반응은 싸늘하다. 서울시와 용산구, 인근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어 지자체와 동의 없이는 추진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게다가 미군기지 반환 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구역도 많고 토양오염 정화 문제도 남아 있다. 개발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 제대로 특정한 시한 내에 택지 조성이 될지조차도 불투명하다.

국토부는 아직 공원 전체에 주택을 짓겠다는 결정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추진하더라도 공급 가능 물량과 대책의 실효성, 개발 가능한 범위를 먼저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조급함으로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도심 공원을 없애는 결정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이 중차대한 결정은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지자체와의 담판으로만 결론 낼 사안이 아니다. 악화한 부동산 민심을 덮으려는 생각에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할 공간을 없애버리고 사회적 갈등만 키워서는 안 된다. 한 번 훼손된 도심 녹지는 되돌리기 어렵다. 관련 기관들 간 충분한 협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결정해야 여론은 물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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