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전' 케미칼 합작법인 9월 출범
건설 채무 리스크 해소 등 속도
바이오·2차전지 소재 성장 집중
|
과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외형 확대와 인수합병(M&A)에 치중했던 경영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원적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그룹 체질 재편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사업의 뼈를 깎는 리스트럭처링(재편)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와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명확해졌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전날 기업설명회(IR)를 열고 1분기 실적과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 진행 상황을 시장에 공유했다. 이번 IR에서는 실적 개선과 함께 재무 안정화 방안 및 사업 재편 전략이 핵심 화두로 제시됐다.
쇄신안의 첫 단추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다. 올해 1분기 그룹의 영업이익은 78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1% 급증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견조한 성장세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25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고, 롯데건설(504억원)과 호텔롯데(745억원) 등 주요 계열사도 동반 반등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시황 개선과 공장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7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롯데는 화학 사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50대50 합작법인(JV)을 오는 9월 출범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산 차입금을 신설법인으로 이관해 롯데케미칼 별도 차입금을 줄이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병행한다.
여수공장 역시 한화솔루션, DL케미칼과 여수 사업을 현물 출자해 여천NCC 중심의 3자 합작 통합법인을 세우는 재편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그룹 내 기초화학 매출 비중을 기존 62%에서 45% 수준까지 낮추고 적자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수익성이 낮은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리스크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단기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를 덜어내 유동화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를 연내 '제로(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PF 자금 구조를 장기 대출과 증권사 매입 협약, 펀드 중심의 안정적인 장기 구조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22년 6조8000억원에 달했던 PF 우발채무는 올해 3월 기준 2조9000억원까지 감소했으며, 올해 말에는 2조원 초반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재무 건전성의 핵심 지표인 연결 기준 부채비율 역시 2022년 265%에서 올해 3월 168%까지 크게 개선됐다.
롯데는 2024년 이후 비핵심 사업과 저효율 자산 매각도 병행하며 유동성 확보에 집중해왔다. 식품·유통·호텔·화학 계열 전반에서 공장과 점포, 해외 지분 등을 정리하며 사업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역시 추가 자산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비핵심 자산 효율화로 확보된 체력은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입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송도 캠퍼스를 연결하는 '듀얼 사이트' 전략을 기반으로 생산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회로박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의 체질 개선과 실적 회복 흐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업황 회복과 롯데케미칼 구조개편 효과 등이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고강도 사업 재편을 통한 체질 개선 작업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