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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사다리’ 구호뿐…폐업 폭탄 맞은 소상공인 외면한 중기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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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승인 : 2026. 05. 28. 15:00

수출·벤처 '신기록' 자평한 한성숙 장관…폐업 위기 소상공인엔 "대책 없다" 시인
중기부,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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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중기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28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SVC에서 열린 '이재명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오세은 기자
소상공인 폐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1년간 대환대출과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책을 쏟아냈지만 현장의 고통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사실상 소상공인들에게 '빚을 내서 빚을 갚으라'는 식의 시한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28일 서울 마포 SV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호'에서 '성장'으로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공언했다. 그러나 정작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회복시킬 근본적인 구조적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근원적 대책을 찾지 못했다"며 정책적 공백을 자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장관은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로 중소기업 수출액과 벤처펀드 결성액의 역대 최고치 달성을 앞세웠다. 그는 2025년 중소기업 수출이 1186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2026년 1분기에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2년 연속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투자 시장 역시 올해 1분기 펀드 결성액 4조4000억원으로 반등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을 통해 830만 개 기업을 세분화하고 '성장 잠재력' 위주의 패키지 지원 체계를 구축한 것을 주요 혁신 사례로 꼽았다.

하지만 정책의 '현장 체감도'와 '근본적 해결 의지'에 대한 지적은 피하지 못했다. 특히 소상공인 폐업 위기에 대해 한 장관은 "너무 많은 소상공인 숫자와 예산 부족 문제로 인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근원적 대책을 잘 잡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책적 한계를 시인했다. 금융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내년에는 정부 직접 지원이나 금융기관 이차보전 등 집행 방식을 바꿔봐야 하지 않나 고민 중"이라며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수출 성적표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장관이 연일 수출 신기록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실제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악화했다는 아우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출을 키워야 이익을 낼 능력이 생긴다"며 외형적 성장을 고수하는 한 장관의 입장은, 고물가·고금리로 신음하는 현장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시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지원 목표제 역시 구체적인 유인책보다는 선언적인 로드맵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기부는 전국 4대 과학기술원 소재 도시를 창업 거점으로 지정하고, 6만3000명이 참여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이 플랫폼 구축과 아이디어 수집 등 외형적 성과에 치중하고 있어, 실제 생존과 직결된 초기 기업의 실증 비용 지원이나 데이터의 실질적 활용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출범 10년을 맞는 중기부가 외형적인 수출 지표와 벤처 투자 실적이라는 '숫자'의 함정에 빠져, 정작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영세 소상공인과 전통 중소기업들을 '성장사다리'라는 명목 아래 도태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깊다"며 "한 장관이 공언한 '성장 중심 패러다임'이 현장의 고통을 외면한 공허한 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향후 내놓을 중장기 패키지 지원책이 현장의 혹독한 검증대를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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