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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트럼프 회담서 일본 ‘재군사화’ 격앙 비난…미·일 동맹 불안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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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25. 05:58

FT "시진핑, 다카이치 총리·일본 방위비 증액 비판하며 격앙"
트럼프 "북한 위협에 일본 안보 태세 강화 필요"
미, 일본 토마호크 400기 인도 지연·대만 무기 카드화에 미국 안보공약 우려 확산
미중 정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5일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신화·연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재군사화(remilitarisation)'를 이유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를 비난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북한 위협에 대응해 더 적극적인 안보 태세를 취해야 한다고 맞섰지만, 일본의 최대 안보 우려인 중국을 같은 맥락에서 언급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FT는 전했다.

시 주석은 일본을 논의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격앙된 모습을 보여 미국 측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으며, 이는 이틀간 정상회담에서 가장 격렬한 장면이었다고 FT는 전했다.

◇ 시진핑, 사전 협의 없던 일본 재군사화 문제 정상회담서 직접 제기…트럼프 "북한 위협 대응 필요"

일본 관련 주제는 회담 전 중국 측과의 사전 협의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사안으로, 시 주석이 이를 정상급 무대에서 전격 제기해 미국 측을 놀라게 했다고 FT는 전했다.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의 국방비 증가를 맹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보다 강경한 안보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맥락에서 일본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인 중국을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일본은 연례 방위백서에서 중국을 북한보다 앞선 위협으로 제시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중국의 군사 활동과 대외 태도를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시진핑 다카이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025년 10월 31일 경주에서 가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교도(共同)·연합
◇ 중국 외교부, 일본 방위비 14년 연속 증액 비난…중국 군사비는 31년째 증가해 3360억달러, 일본의 5배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국방 예산이 14년 연속 증가했음에도 일본 우파 세력은 여전히 국방비 증액을 외치고 있다"며 "일본의 '평화 국가' 가면이 벗겨지고 신군국주의(neo-militarism)로 미끄러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2025년 국방 지출을 9.7%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2위 군비 지출국인 중국은 지난해 국방비를 7.4% 올려 3360억달러(508조7000억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31년 연속 증가로, 일본의 국방비 620억달러(93조8700억원)의 5배를 웃돈다.

2026년도 일본 방위백서 초안은 중국의 군사적 강경 행동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를 표명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 중국, 다카이치 대만 발언 계기로 일본과의 관계 급랭…희토류 관련 이중용도 수출 제한 등 실제 조치

중·일 관계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1월 중국의 대만 공격이 일본에 '존립 위협'이 될 수 있어 군사력 투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해당 발언이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았음에도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수사적 공세와 함께 희토류 관련 이중용도 품목 수출 제한 같은 실제 조치도 병행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발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고위 관리들로부터 공개적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방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악관과 일본 정부는 통화의 구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일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 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국, 일본에 토마호크 400기 인도 지연 통보…트럼프 대만 무기 '협상 칩' 발언에 동맹 우려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 대상 관세 부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대(對)중국 억지력 희석 우려, 토마호크 미사일 인도 지연이라는 세 가지 요인으로 미·일 동맹의 현 상태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미국은 이달 일본이 중국에 대한 '반격 전력(counterstrike force)' 구축 목적으로 2024년 주문한 토마호크 미사일 400기의 인도에 심각한 지연이 예상된다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140억달러(21조2000억원)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가 중국과의 협상에서 좋은 '협상 카드(negotiating chip)'라고 발언했으며,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이 발언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공약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중국이 이 패키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명확해질 때까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의 방중 가능성을 보류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FT에 시 주석의 일본에 대한 '신랄한 접근(caustic approach)'과 미·중 안정적 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일본의 자주국방 의지를 재확인시켜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존스턴 석좌는 "시 주석의 자기 인식 부재는 주목할 만하다"며 "그 자신의 행동이 훨씬 강력한 일본의 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반(反)일본 수사는 자국 국경 밖에서는 지지 기반이 없다"며 "일본 정부는 '재군사화' 일본보다 공격적인 중국을 훨씬 더 우려하는 호주·필리핀은 물론 한국까지 포함한 역내 파트너들과의 안보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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