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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연준 의장 취임…트럼프 금리인하 기대 속 인상론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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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23. 10:20

트럼프 "나를 보지 말라"…워시 "개혁지향 연준" 예고
유가 100달러…도매물가 6.0%·소비자물가 3.8% 급등
연준 이사 "완화 편향 폐기"…연내 금리 인상 확률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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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이 22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워시 의장은 취임 발언에서 연준의 독립성과 체제 개편을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선서식에서 워시 의장에게 독립적으로 결정하라고 말하면서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해 통화정책 기조의 보폭을 맞출 것을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 여파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하기는 당장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시 의장의 임기는 4년으로 오는 6월 16∼17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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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런스 토머스 미국 연방대법관(오른쪽)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왼쪽)의 취임 선서를 집전하고 있다. 가운데는 워시 의장의 부인 제인 로더./AFP·연합
◇ 워시 미 연준 신임 의장 취임, '개혁지향 연준' 예고

워시 의장의 취임 선서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됐으며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집전했다. 이 자리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주요 각료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참석했다.

연준은 이날 FOMC가 워시 의장을 의장직에 만장일치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취임 직후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개혁 지향적인 연준을 이끌 것"이라며 "과거의 성공과 잘못으로부터 배우고, 경직된 틀과 모델에서 벗어나며 청렴과 성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또 "연준의 사명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지혜와 명확성, 독립성과 결단력을 바탕으로 이런 목표를 추구할 때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성장은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현재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5년 넘게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목표치보다 1%포인트 이상 초과한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워시 의장은 취임 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연준 독립성을 강조하고, 연준의 '사명 확장(mission creep)'과 팬데믹 인플레 대응을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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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취임 선서식에서 워시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
◇ 이란 전쟁, 유가·물가 자극…월러 연준 이사, 연준 '완화 편향' 폐기 주장

워시 의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에너지 공급망을 교란하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0%로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전년 동기 대비 3.8%로 약 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발표된 소비자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7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며 투자자들이 12월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층의 낙관도 트럼프 대통령 2기 들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로이터는 인공지능(AI) 기술 붐이 노동자·기업·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연준이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하며 AI 확산에 따른 전력 등 비용 상승도 물가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완화적 입장을 보였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개 강연에서 "금리 인하가 앞으로 금리 인상보다 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연준이 정책 전망에서 '완화 편향(easing bias)'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지난달 28~29일 FOMC 회의 의사록에서도 다수 위원이 물가 상승률이 목표를 계속 웃돌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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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취임 선서식에서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AP·연합
◇ 시장, 연내 금리 인상에 베팅…30년물 국채 금리 2007년 이후 최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기준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인상할 확률을 약 70%로 반영한 반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채권 시장에서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반영해 최근 5.1%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실업률은 4.3%를 유지하는 등 고용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최근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자산시장은 과열 우려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현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 후 내년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5명 등 총 12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FOMC의 다수결 구조상 의장 교체만으로 정책 기조가 당장 바뀌기 어렵다는 게 월가의 판단이다.

워시 의장과 함께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마크 서머린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국장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현 경제 환경에서 비둘기파적 실수를 저지른다면 장기채권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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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취임 선서식에서 손을 들어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나를 보지 말라"…워시, 점도표·독립성 대응이 첫 시험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선서식에서 "미국에서 워시만큼 연준을 이끄는 데 준비가 잘 된 사람이 없다"면서 "나를 보지 말라. 누구도 보지 말라. 할 일을 하고 훌륭히 해내면 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투자자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후변화·다양성 등 "핵심 사명과 거리가 먼 문제에 주의를 빼앗겼다"고 비판하고,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는 성장 우선 기조를 유지하면서 연준의 긴축 전환을 견제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베선트 장관과 래리 커들로 폭스비즈니스 진행자 등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워시 의장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도록 정치적 명분을 제공하고 있으며, 같은 내용의 비공개 메시지도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워시 의장이 6월 FOMC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에 자신의 전망을 제출할지, 제출한다면 동료 위원들과 같은 입장인지 아니면 외톨이 전망을 낼지가 첫 실질적 시험대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시도와 관련한 연방대법원 판단도 워시 의장의 독립성 대응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의중을 잘 집어내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의장으로 선택한 것은 지난 1년간 요구해 온 금리 인하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이젠 워시가 정반대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정치적으로 과연 버틸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갑자기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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