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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맞아 ‘2000년 가야 설화’ 깃든 김해 사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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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허균 기자

승인 : 2026. 05. 18. 11:27

수로왕 처남 장유화상 창건 설화 생생
보이는 것 너머 역사·문화 상상 여행
가락국 시조모 허왕후 흔적 서려
5.18(가야 설화 가득한 김해의 사찰들)1.장유사
가야 불교 설화가 깃든 장유사 전경./ 김해시
5.18(가야 설화 가득한 김해의 사찰들)2.은하사
은하사 대웅전./ 김해시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금관가야의 옛 도읍 경남 김해에 전해 내려오는 가야 불교 설화와 고찰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불교가 한반도에 처음 전해진 시기는 공식 기록상 372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금관가야 시조 김수로왕과 혼인한 허왕후 서사에는 이보다 약 300년 앞선 가야 불교 전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은 서기 48년 오빠 장유화상(허보옥)과 함께 배를 타고 가락국에 들어와 수로왕의 왕비가 됐다고 전해진다. 김해 허씨 시조모인 허왕후는 거등왕을 비롯한 10명의 왕자를 낳았고, 장유화상은 가야 왕자들을 수행의 길로 이끌었다는 설화가 남아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김해 곳곳 사찰을 따라가다 보면 2000년 전 가야 불교의 흔적과 상상력이 함께 펼쳐진다.

◇장유사·은하사…허황옥 설화 품은 고찰

장유지역 불모산에 자리한 장유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의 말사다. 장유화상이 서기 48년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찰 뒤편에는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31호인 장유화상 사리탑이 있다. 가락국 제8대 질지왕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이 탑은 임진왜란 때 훼손됐다가 이후 복원됐다.

삼방동 신어산 서쪽 자락의 은하사 역시 장유화상 창건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38호인 대웅전 수미단에는 허황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쌍어 문양이 남아 있다.

◇수로왕·허왕후 이야기 간직한 사찰들

분성산에 있는 해은사는 허왕후와 장유화상이 가락국으로 향하던 중 무사 항해를 도와준 용왕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세운 절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사찰 이름인 '해은(海恩)'에도 바다의 은혜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곳에는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대왕전'이 있으며 내부에는 수로왕과 허왕후 영정이 봉안돼 있다.

신어산 자락 영구암은 장유화상 창건 설화와 함께 풍수 이야기로도 알려져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바라보면 신어산 형세가 거북이 나아가는 모습과 닮아 '영험한 거북의 기운이 깃든 곳'이라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분성산성 안 타고봉 아래 자리한 성조암은 수로왕의 아들 거등왕이 부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세운 사찰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성조'는 가락국 시조 수로왕을 뜻한다.

생림면 무척산의 모은암에는 허왕후가 고국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세웠다는 이야기와 거등왕이 모후를 기리기 위해 창건했다는 설화가 함께 내려온다.

임호산 흥부암은 장유화상이 도읍의 흉한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세운 절이라는 풍수설을 간직하고 있다. 1985년 화재로 소실됐지만 1989년 복원됐다.

강경미 김해시 공보관은 "김해 고찰들은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2000년 가야 역사와 설화가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이라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김해에서 역사와 마음의 평안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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