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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압도하는 검은색 디테일… 묵직한 가속력의 쿠페형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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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5. 17. 17:46

'제네시스 GV80 쿠페 블랙' 타보니
2.5T·3.5T·3.5T 48V 파워트레인 구성
E-LSD 적용 통한 와인딩 감각 눈길
블랙 특성 살린 정숙성·고급감 인상
제네시스 GV80 쿠페 블랙을 처음 마주한 순간 든 생각은 "생각보다 강렬하다"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단순히 루프 라인만 낮춘 SUV처럼 느껴졌지만, 실제 차량이 주는 존재감은 예상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

특히 블랙 모델은 그 차이가 더 강했다. 검은색 디테일 때문에 차가 더 고급스러우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주는 듯했다.

최근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의 흐름 중 하나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쿠페형 SUV의 수요다. 수입차 중에선 벤츠 GLE 쿠페나 BMW X6 등이 있지만, 국산차 중에선 제네시스가 사실상 유일하게 정면승부를 걸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3년 브랜드 최초의 쿠페형 SUV인 GV80 쿠페를 출시했다. 또 이듬해 10월에는 내·외관 대부분을 검은색 디테일로 마감한 GV80 쿠페 블랙을 공개했다. 기존 GV80 쿠페의 스포티한 성격에 보다 강한 존재감과 고급감을 더했다.

파워트레인은 2.5터보와 3.5터보, 3.5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로 구성되며 전 모델이 AWD를 기본 적용한다.

최근 시승한 GV80 쿠페 블랙에서도 스포티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무거우면서도 날렵한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차체 크기만 놓고 보면 부담스러운 덩치다. 전장만 5m에 가깝고 차폭도 넓다. 그런데 운전석에서는 예상보다 차가 훨씬 작게 느껴졌다.

특히 스티어링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저속에서는 부드럽고 가볍게 움직이는데, 속도를 올리면 핸들이 적당히 무거워지면서 차체를 꽉 잡아줬다. SUV 특유의 둔한 움직임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감각을 만들려 한 흔적이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실제 기능과도 연결된다. GV80 쿠페에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등이 들어간다. 노면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하고, 저속과 고속에서 뒷바퀴 조향 각도를 다르게 가져가면서 큰 차체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실제로 와인딩 구간에서 차를 몰아보면 "이 덩치가 이렇게 돌아간다고?" 싶은 순간이 나온다.

가속감도 강하다. 3.5ℓ 터보는 최고출력 380마력, 3.5 터보 일렉트릭 슈퍼차저는 415마력을 낸다.

숫자로 보면 강력하지만, 실제 체감은 단순히 빠른 것을 넘어 여유롭다는 쪽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액셀을 깊게 밟지 않아도 차가 묵직하게 앞으로 밀려나갔고, 특히 중고속 재가속 상황에서 힘 부족 느낌이 거의 없다.

연비는 성능을 생각하면 의외로 준수한 편이었다. 복합 기준으로 2.5 터보는 8.2㎞/ℓ, 3.5 터보는 7.8㎞/ℓ,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모델은 8.1㎞/ℓ 수준이다. 물론 효율 중심의 차량은 아니지만, 2t이 넘는 차체와 400마력 안팎의 성능을 고려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다.

재밌는 건 이런 성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의외로 블랙이라는 특성상 분위기가 차분하다는 점이다. 스포츠성을 억지로 강조하진 않고, 정숙성과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만 힘을 꺼내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내는 예상대로 화려하다. 다만 단순히 소재를 많이 쓴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블랙 모델은 실내까지 대부분 어둡게 통일돼 있는데, 덕분에 일반 GV80보다 훨씬 묵직하고 낮은 분위기를 만든다.

개인적으로 실내 정숙성도 인상 깊었다. 고속 주행 중에도 풍절음이 꽤 잘 억제된다. 노면 소음도 거슬리는 수준이 아니다. 오디오 음색이나 승차감 같은 요소도 더 또렷하게 들어온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쿠페형 SUV 특성상 뒷좌석 헤드룸은 일반 GV80보다 줄어들고, 트렁크 공간 활용성 역시 기본 모델 대비 다소 손해를 본다.

그럼에도 GV80 쿠페 블랙은 단순히 디자인만 강조한 SUV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실제로 타보니 제네시스가 이 차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건 화려한 스타일링과 함께 '감각적인 주행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에서 GV80 쿠페 블랙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운전하는 감성과 존재감까지 담아내려 했다는 걸 보여주는 차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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