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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 ‘북핵 비확산 협상론’ 정면 비판...“김정은에 생명줄 제공,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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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30. 12:26

조지프 "비확산 협상론, 북 핵보유국 인정 전제…제재완화·자원·정당성 '생명줄' 제공"
북, 합의 위반 전력·검증 불가 지적…2027년 핵 200기·군축 교착 악순환 경고
비핵화 힙상, 인권 결합 전략 제시
조지프 차관
로버트 조지프 전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하원 빌딩에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기념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로버트 조지프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내 일각의 '비핵화 대신 비확산·군축 협상론'을 "무의미(irrelevant)하다"고 일축하며 30년간 실패한 비핵화 협상에서 경시했던 인권 문제를 안보 전략에 통합하는 것이 비핵화 달성의 실질적 경로라고 강조했다.

조지프 전 차관은 비확산 협상론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전제를 깔고 있고, 협상 구도 진입 자체가 제재 완화·자원·정당성이라는 세 가지 '생명줄'을 북한에 제공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과 핵 비확산 특사·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관을 역임한 미국 내 대표적인 비확산 전문가다.

◇ 조지프 전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 "비확산 협상론 무의미"…핵보유국 인정 전제·김정은 정권 본질 지적

조지프 전 차관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의회 하원 빌딩에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기념 포럼에서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이 대북 정책을 '비핵화에서 비확산·군축 협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묻자, "솔직히 무의미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접근의 밑바탕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는 전제가 깔려 있고, 그렇게 되면 소련과의 군비통제 협상과 유사한 틀을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자국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죽이는 정권이며,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프 전 차관은 비확산 협상론의 전제가 무너지는 지점으로 김씨 정권의 구조적 본질을 지목했다. 그는 미국 공공정책연구소(NIPP)가 27일 발표한 정책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정치 구조와 핵 무기고는 분리 불가능하다"면서 핵 문제를 정권의 본질과 분리하려 한 것이 30년 비핵화 외교 실패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조지프 차관
로버트 조지프 전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하원 빌딩에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기념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조지프 "협상은 北 생명줄"…제재완화·자원·정당성 구조

조지프 전 차관은 '비확산 협상론'의 구조적 문제로 협상 국면 진입 자체가 북한에 '생명줄'을 던져주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협상 구도에 들어가면 불가피하게 제재 완화, 기타 자원 공급, 국제적 정당성 부여라는 세가지 혜택을 북한에 제공하게 된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처럼 그럴듯하게 들리는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북한은 이행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 보상(payoff)은 없다"고 밝혔다.

조지프 전 차관은 이 구도 속에서 협상이 핵 포기를 유도하기보다 정권 생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며 "합의에 서명해도 지키지 않는 정권에 자원·정당성을 제공하는 협상은 비핵화가 아니라 핵 능력 고도화에 기여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북한자유주간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하원 빌딩에서 '북한자유주간' 기념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北, 합의 위반 전력·검증 불가…군축 협상 장기 교착·핵능력 고도화 악순환

조지프 전 차관은 북한의 핵합의 위반 전력과 검증 불가능성을 근거로 군축 협상론의 현실성을 부정했다. 그는 "북한이 서명한 모든 핵 합의, 즉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등 안전조치, 남북 비핵화 합의, 제네바 합의에서 단 한차례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권을 상대로는 합의에 어떤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수준의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축 협상이 시작될 경우의 시나리오와 관련, "수십 년에 걸친 군비통제 협상과 위반 공방이 끝없이 이어지는 사이 북한은 계속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역내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프 전 차관은 랜드연구소 추정을 인용해 북한이 2027년까지 20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침묵은 비핵화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30년간 비핵화 중심 접근을 유지하며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은 것을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보 당국이 지적한 '상상력의 실패(failure of imagination)'에 비유했다.

앤디 김 상원의원, 빅터 차 대표
미국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대표 겸 한국석좌(왼쪽)가 2025년 6월 18일(현지시간) CSIS에서 앤디 김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주)과 대담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빅터 차 CSIS 석좌 '위협 관리·킬체인 중단론'과 대비…대북 전략 재편 논쟁 본격화

앞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전날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분쟁 위험 감소 차원에서 한국군이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을 중단하고, 고밀도 미사일 방어·핵 탑재 가능 전투기 및 잠수함의 정기 전개 등 '거부 기반 억제(denial-based deterrence)'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 석좌는 "북한은 언제나 미국과 군축을 논의하고 싶어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을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진단했다.

차 석좌는 최근 북한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두되 북핵 위협의 현실을 인정하고 북한과 군축·비확산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조지프 전 차관과 차 석좌의 대북 전략의 축이 다르다. 차 석좌는 현실적 위협 관리를 위해 군축·억제 접근을 제시한 반면, 조지프 전 차관은 협상 자체가 북한에 생명줄을 제공하며 정권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도 무의미하다는 '정권 변화·통일론'을 정면에 내세우고 있다.

서인택 회장
서인택 한국글로벌피스재단 회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하원 빌딩에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기념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조지프 "비핵화의 완성, 통일"…7대 권고·인권 안보 통합 제안

조지프 전 차관이 이끄는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Free and Unified Korea) 워킹그룹'은 NIPP 보고서를 통해 "통일은 안보 정책과 비핵화의 대안이 아니라 그것의 완성"이라며 분단이라는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지 않는 한 핵 위협과 인권 문제 모두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한 정책 입안자들에 대한 7대 권고안으로 △ 통일의 전략적 최종 목표 공식 명시 △ 인권의 안보 전략 통합 △ 대량살상무기(WMD) 대응·인도적·경제 통합을 위한 공동 이행 체계 수립 △ 한국 주도 시민사회 이니셔티브 지원 △ 공공외교를 통한 통일 관련 미신 반박 △ 중국 등 지역 이해당사자와 외교적 관여 △ 국제 금융 기구의 재건 투자 메커니즘 사전 설계를 제시했다.

조지프 전 차관은 자신이 부시 행정부 핵협상에 직접 관여하면서도 인권을 안보 전략과 연계하지 못했다며 "비핵화 협상실에서 인권 담당 대사가 창문 밖에서 들어오려 해도 방 안에 들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비핵화를 달성한 뒤 인권을 다루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비핵화 목표 달성과 인권 증진의 연결 자체를 끊어버린 것이 진정한 정책 실패였다"며 인권을 안보 전략에 통합하는 것이 비핵화 달성의 실질적 경로라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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