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원청 현대차 나서라" 충돌
포스코 직고용엔 원·하청 모두 반발
전문가 "리스크 줄일 세부 지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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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를 상대로 원청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 개별 계열사 단위 교섭을 넘어 그룹 차원의 사용자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현장 충돌도 발생했다. 지난 22일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 계열사 조합원들은 울산공장 정문에서 사측과 교섭 상견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는 사측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금속노조는 앞서 3월 두 차례에 걸쳐 교섭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직접적인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며 실질적인 지배·결정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해석 문제와 직결되는 대목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 상당 부분을 협력업체 인력에 의존하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노조의 교섭 확대 요구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원청 교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7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확정된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에는 순이익 30% 수준의 성과급 지급 등이 포함돼 있어 다음 달부터 예정된 협상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들까지 동일한 성과 배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 임금 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최대 노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대규모 결단을 내놨지만, 정작 원·하청 노조 모두 반발하면서 갈등이 되레 확산하는 분위기다. 업계 안팎에서는 포스코 사례가 향후 제조업 전반 원하청 구조 개편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는 이달 초 철강 생산공정과 직접 연관된 조업지원 협력사 소속 현장직원 약 7000명을 순차적으로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내하도급 관련 법률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 현장 운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선제 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규모 고용 구조 개편인 만큼 현장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모습이다.
양측 노조 반응은 모두 부정적이다. 정규직 노조는 기존 조합원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됐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하청 노조는 별도 직군 신설 등을 또 다른 차별 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최근 광양제철소와 포스코 본사 등지에서는 정규직 노조가 공정가치 수호 결의대회를 열었고, 하청 노조 역시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가며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하청 직고용 이슈에 더해 올해 임단협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안고 있다. 철강업계는 통상 상반기부터 임단협 협상에 돌입하는데, 하청 직고용 문제 등이 겹치면서 교섭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 투쟁, CU 화물연대 농성 등 타 업종에서도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강경 투쟁 사례가 이어질수록 제조업 전반 노조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역시 이러한 연쇄 반응 속에서 노사 긴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유례없는 대내외적 위기에 직면한 만큼 함께 공동의 위기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을 비롯한 다양한 현안과 이해관계가 존재하지만, 지금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노란봉투법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을 경우 산업계 전반의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별로 갈등 양상은 다르지만 제조업 전반에서 노사 긴장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고 불법 여부 판단 기준도 불명확하다면 이런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철강업계는 고용 문제에 따른 노노(勞勞) 갈등, 자동차업계는 자동화에 따른 노사 갈등 등 산업별로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