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호르무즈 ‘역봉쇄’ 선언…협상 압박 속 충돌·유가 리스크 확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13010003595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13. 04:56

미 해군 봉쇄 즉각 착수 선언…이란 원유 수출·군수 보급 동시 차단 압박
이란 "싸움 걸면 싸운 것...죽음의 소용돌이"…강 대 강 맞대응
휴전 닷새 만에 붕괴 위기…유가 상승·군사 충돌 동시 리스크 고조
TOPSHOT-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절차를 즉각 시작하라고 예고하면서, 닷새 전 합의한 미국-이란 간 2주 휴전이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이란이 보유해온 해협 봉쇄 카드를 대(對)이란 수단으로 전환하는 '역발상(Reverse Thinking)'으로,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구도를 연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즉각 군사 보복을 경고했고, 이란 협상단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싸움을 걸면 싸우겠다"며 강 대 강 원칙을 선언했다.

◇ 트루스소셜 '역봉쇄' 선언…이란의 무기를 미국의 칼로, '역발상'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세계 최강 미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거나 떠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개전 이후 강도를 달리하며 지속해온 호르무즈 봉쇄를 역이용해, 미국 해군력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과 전쟁 수행을 위한 외부 물자 반입을 동시에 차단하는 해상봉쇄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 언급 수 시간 전에도 '이란이 굴복하지 않을 경우 해상봉쇄 카드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트루스소셜에 게시해 해당 수순을 예고했다.

2주 휴전 합의 이후에도 해협 개방에 나서지 않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협상 전략으로 해석된다.

IRAN-CRISIS/HORMUZ
한 선박이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연안의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이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 주게 될 것"…한·일 비판, 대중 관세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봉쇄 실행에 대해 "좀 걸리겠지만 곧 시행될 것"이라며 "해협을 정리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았고,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에게는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동안 진행된 이란과의 종전 협상 결렬 배경에 대해 "막판으로 가면서 매우 우호적이었고 우리가 필요로 한 모든 사항을 다 얻어냈지만, 그들이 핵 야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단연코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뢰제거함을 배치했으며 영국과 몇몇 다른 국가들이 추가로 보내고 있다"며 동맹 참여를 거론했고, 일본이 93%, 한국이 45%의 석유를 호르무즈를 통해 조달하면서도 "우리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도와주지 않았다"고 재차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에 대한 50% 관세 부과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다른 국가도 포함되지만, 중국이 확인되면 그렇다"고 답했다.

IRAN-CRISIS/HORMUZ
선박들과 보트들이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연안의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갈리바프 "미국에 대한 불신 77년간 쌓인 것"…"협상 결렬 책임 미국에...싸움 걸어오면 싸울 것"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처음부터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으며, 우리의 불신은 지난 77년간 쌓인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스님통신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은 1년도 안 되는 협상 기간에 우리를 두 차례 공격했다"며 "신뢰를 회복해야 할 주체는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대표단이 창의적 제안을 제시했지만, 미국 측 성의 부족으로 신뢰 구축에 진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 "이런 위협은 이란 국민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며 "우리는 군사적 전면전·경제 제재·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싸움을 걸어온다면 우리도 싸울 것이며, 논리를 가지고 온다면 우리도 논리로 응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이란 종전 협상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 하에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EPA·연합
◇ 혁명수비대 "죽음의 소용돌이될 것"…군사 충돌·유가 상승 리스크

혁명수비대 매체 세파뉴스에 따르면 IRGC 해군 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 당국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며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그들을 집어삼킬 죽음의 소용돌이(Vortex of Death)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경고와 함께 해상 선박을 조준경 십자선으로 겨냥한 영상을 게시했고, 별도 성명에서 모든 군함의 해협 접근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해상 봉쇄는 전시 상황에서 적국 보급로를 차단하는 군사 조치로, 미국 군함 접근에 대한 이란 대응과 미국 재반격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봉쇄는 이란 원유 수출 차단 효과와 함께 국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전쟁 발발 이후 3월 유가가 60%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스스로 출구를 찾고 싶다면 유일한 길은 이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뿐"이라며 "미국은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채무자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