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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21시간 협상 결렬…핵무기 추구 금지 명시 거부·호르무즈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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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12. 13:41

밴스 "합의 없이 귀환"…이란, 핵무기 추구 금지 명시·호르무즈 즉각 개방 요구 거부
이란 타스님 "미국, 전쟁서 못 얻은 양보 요구"
호르무즈 진전 없어 에너지 시장 충격 우려…재협상·휴전 연장 가능성
PAKISTAN USA IRAN DIPLOMACY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 하에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EPA·연합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21시간 마라톤협상이 12일 새벽(현지시간) 합의 없이 결렬됐다.

핵무기 추구 금지에 대한 이란의 명시적 약속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처리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충돌하면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고위급 직접 대면 협상은 돌파구를 열지 못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고이자 최종인 제안을 제시했다"며 공을 이란에 넘겼고, 이란은 추가 협상 일정이 없다고 밝혀 2주간의 임시 휴전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 밴스 "합의 없이 귀환"…이란, 핵무기 추구 금지 명시 끝내 거부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3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께 이슬라마바드 세레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귀환한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가 무엇에 동의할 수 있고, 무엇에 동의할 수 없는지를 최대한 명확히 했고, 이란은 우리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함께 협상에 임했으며,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및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6~12차례 통화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회견을 2분 만에 마친 밴스 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투'에 탑승해 귀국길에 올랐다.

IRAN-CRISIS/CEASEFIRE-PAKISTAN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마친 후 전용기 '에스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원수·오른쪽)·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 "핵무기 추구 금지·호르무즈 즉각 개방" vs 이란 "농축 권리·현상 유지"…평행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30분 직접 대화가 시작된 지 1시간 뒤 기술 전문가팀이 합류했으며, 이후 논의는 호르무즈 해협·휴전 연장·단계적 제재 완화에 집중됐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를 포함해 핵무기 추구 금지에 대한 구체적 약속을 요구했으나 이란이 이를 거부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즉각적인 개방을 원한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안이 도출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핵 문제·배상·제재 해제·전쟁의 완전한 종식이 모두 논의됐다"며 합의 성패는 이란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에 대한 미국의 수용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PAKISTAN-WAR-IRAN-US-ISRAEL-DIPLOMACY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오른쪽)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두손을 맞잡고 있다./파키스탄 총리실 제공·AFP·연합
◇ 71명 대규모 대표단도 못 뚫은 불신의 벽... 이란 "미국에 협상 공 넘겼다"

밴스 부통령 발표 직후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오전 6시 52분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공통의 틀과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타스님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핵물질 제거를 포함해 전쟁에서 얻을 수 없었던 양보를 협상장에서 얻으려 했으나 이란 대표단이 막았다"면서 "미국 측이 탐욕스러운 마음가짐 탓에 이성과 현실 감각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이란 대표단 규모는 71명으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수석 대표를 맡았다. 갈리바프 의장은 협상 전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선의는 있지만 신뢰는 없다"며 협상 결렬의 구조적 배경을 예고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 호르무즈 진전 없어 에너지 시장 충격 예고…밴스 "최종 제안" 속 재협상·휴전 연장 변수

블룸버그는 협상 실패,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관해 진전 부재가 13일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해협을 전쟁 이후 사실상 봉쇄하고 있으며, 이란 측은 미국이 '합리적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 현상 유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님이 전했다.

이란 파르스(Fars) 통신은 추가 협상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이 '최고이자 최종인 제안'을 남겨두고 떠난 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과의 합의가 "중동의 황금시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재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바가에이 대변인은 "미국의 나쁜 믿음과 악의를 잊지 않았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고, 한 소식통은 "협상의 공은 미국에 있으며 이란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타스님이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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