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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人] “중증환자 책임은 의무…공공의료 감염병 대응 주축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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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4. 06. 18:33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인터뷰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건립…국가 감염병 대응 거점 구축
중증·희귀질환 중심 체질 전환…양성자치료센터 추진
송정한 분당 서울대병원장 인터뷰-5596
송정한 분당 서울대병원장이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박상선 기자
"다음 팬데믹이 와도 분당서울대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중증 환자를 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른 병원이 환자를 받지 않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송정한 원장은 최근 추진 중인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건립 사업' 지원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 책임을 강화하고, 국가 감염병 대응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감염병 대응 체계가 병원 단위가 아닌 권역·국가 단위로 작동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사업 추진의 출발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진단검사의학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송 원장은 2003년 분당서울대병원 개원 때부터 병원의 진단검사 체계 구축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검사 자동화 시스템 도입과 진단 정확도 향상, 검사 효율 개선 등 병원의 기초 인프라를 설계해온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1년부터는 공공의료본부장을 맡아 관련 사업을 총괄했으며, 병원장 취임 전부터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건립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22년 질병관리청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서 사업기관으로 선정된 뒤 3년 간 준비를 거쳐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의 타당성재조사를 통과했다. 현재 사업은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섰으며, 2032년 완공이 목표다. 이 사업은 단순 병원 신축을 넘어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의 구조를 재편하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정책적 상징성도 크다.

해당 시설은 철탑주차장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11층 규모로 조성된다. 음압병상 179개를 포함한 총 348개 병상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 감염병 특화 병원이다. 서울·경기·인천·강원 전역을 아우르는 감염병 컨트롤 타워로서 중증 감염 환자 치료와 권역 내 병상 조정 등 신종 감염병 대응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

송 원장은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은 국가적 감염병 재난에 대비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메르스와 코로나를 겪으며 절감한 분산된 격리시설과 대응 역량 한계를 해결하고 국가 차원의 감염병 대응 체계 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익성보다는 공공기관 역할 강화를 위한 사업이지만, 평상시 활용 가능한 병상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면서 "공공의료 사명과 병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조감도
분당서울대병원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조감도/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의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은 최근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변화 필요성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중증·응급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향을 추진하면서, 병원들은 외래·경증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난도 질환 중심으로 진료 역량을 재배치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중증 진료 역량 강화를 축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송 원장은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의료공백을 겪으며 의료 시스템의 취약성을 절감했다"며 "이를 계기로 대학병원이 필수의료 영역에서 그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영 최우선 과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이라는 의료개혁 속에서 중증·희귀·난치질환 진료에 집중하고, 이를 첨단 기술과 데이터 기반 의료로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증 진료 강화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는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이 꼽힌다. 양성자치료는 암 부위에 정밀하게 방사선을 조사해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 방식으로, 기존 X선 치료 대비 부작용이 적다. 소아암, 난치암, 재발암 등 고난도 치료에 활용된다.

송 원장은 "수술 이후 양성자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며 "센터가 구축되면 수술과 치료를 병원 내에서 연계해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희귀질환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며 "가능하면 올 상반기 내 이사회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승인 후 2031년 건립이 목표"라고 전했다.

또 하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업은 경기권역 주산기 어린이병원 건립이다. 산모와 신생아, 소아 진료를 아우르는 통합 케어 모델로, 임신부터 출산, 성장까지 전주기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송 원장은 "현재 어린이병원이 없는 지자체는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등 세 곳뿐으로, 경기도는 인구가 1000만이 넘고 지역이 넓게 흩어져 있음에도 어린이병원이 없어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한 병원으로 생각해 건립을 고민 중"이라며 "현재 경기도와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립대병원 특유의 구조적 제약은 부담 요인이다.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각종 규제를 받는 구조로, 민간 대형병원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측면이 존재한다.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우선시 해야 하는 구조가 경영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분당서울대병원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제5기(2024~2026년)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전국 47개 병원 중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병원 순위에서도 지난해보다 14계단 상승한 54위를 기록했다.

최소침습수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국립대병원 최초로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암 치료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폐암 수술 누적 1만례를 달성한 폐암센터는 현재 폐암 수술의 98.9%를 흉강경,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로 진행 중이다. 1~3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6.8%로 세계적 수준이다.

송 원장은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조직 문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 병원은 새로운 시도와 혁신에 대한 내부 저항이 적고, 노사 관계도 안정적"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우리 병원'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그리는 미래는 국내 의료 시스템 개선을 주도하는 역할을 넘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선도병원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병원은 2024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종합병원 건립 사업의 총괄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 설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검진 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암·뇌졸중·심장병 등 중증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원하는 환자를 병원으로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 한국형 의료 모델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송 원장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공병원으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궁극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선도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중증진료 중심의 스마트 병원 완성,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을 통한 공공의료 책무 이행,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 수립 등 여러 과제를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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