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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진 임단협 배경엔 ‘퇴직 2000명’…은행권 핵심 인력 붙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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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2. 02. 18:00

임금 3%대 인상·성과급 350%·주 4.9일제 도입
2000명대 희망퇴직에 인건비 여력…보상에 활용
핀테크·빅테크 이직 확산에 ‘복지 경쟁’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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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주요 시중은행 임금·단체협약 조건이 예년보다 뚜렷하게 개선됐다. 표면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성과 공유' 성격이지만, 매년 2000명 넘는 희망퇴직으로 인력 구성이 슬림화되며 확보된 인건비 여력을 남은 인력 처우 개선에 재배분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핀테크 등 타 업권으로의 이직을 막고 핵심 인력을 붙잡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해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연초 임단협을 타결했거나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협상의 공통 키워드는 '임금 3%대 인상·성과급 확대·근무시간 단축'이다. 이미 합의한 은행들은 임금 인상률을 3.1% 안팎으로 높였고, 성과급도 기본급의 200~350% 수준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이 2% 후반, 성과급이 20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높아진 조건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일반·전문·관리지원·관리전담직 임금 인상률을 3.1%, RS(소매서비스)·사무인력직은 3.3%로 각각 결정했다. 경영 성과급은 기본급의 350%로 타결됐다. 2024년 임금 인상률(일반직 2.8%·RS직 3.0%)과 성과급 280%(현금 230%+주식 50%)과 비교하면 보상 폭이 뚜렷하게 확대된 것이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임금 인상률을 각각 3.1%로 확정했다. 두 은행 모두 전년(2.8%)보다 상향된 수치다. 성과급은 하나은행이 기본급의 280%, 농협은행이 통상임금의 200% 수준으로 합의됐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이 같은 보상 확대 흐름에 맞춰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 대비 조건이 부족하다는 내부 판단에 재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임단협 조건 개선 배경에는 상시화된 희망퇴직과 핵심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자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5대 은행 희망퇴직자는 총 2373명으로 2년 연속 2000명대를 웃돌았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 669명, KB국민은행 549명, 농협은행 443명, 우리은행 429명, 하나은행 283명 순이다. 신한은행은 전체의 약 28%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인원이 퇴직했고, 임단협 개선 폭도 상대적으로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희망퇴직이 단순 고연차 인력 중심을 넘어 영업 성과가 높은 직원이나 전문직 인력까지 포함되는 사례가 늘면서 내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인건비 절감 효과와 달리 핵심 실무 인력 공백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 부서와 전문 인력 가운데서도 퇴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타 업권으로 인력이 이동하는 흐름을 감안해 보상 체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협상 초점도 단순 성과급 경쟁에서 '삶의 질' 개선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부터 금요일 근무시간을 1시간 줄이는 주 4.9일제를 도입하고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근무를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결혼 경조금과 장기근속 복지를 강화했고, NH농협은행은 시차 출퇴근제를 시범 운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복지 수준이 높은 핀테크 등으로의 이직을 줄이기 위한 대응 성격이 있다"며 "능력 있는 젊은 직원과 수익 부서 핵심 인재를 붙잡는 것이 앞으로 임단협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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