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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단가인상 요구에…쿠첸, 거래 끊으려 기술자료 타사에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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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2. 04. 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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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연합자료
사진=연합뉴스
주방 가전업체 쿠첸이 협력업체(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다른 업체에게 무단으로 넘긴 사실이 적발됐다. 협력업체가 하도급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거래처를 바꾸려 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한 쿠첸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억2200만원을 부과한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쿠첸 법인과 차장급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첸은 납품 승인 목적으로 하도급업체 A사로부터 제공받은 인쇄 배선 기판 조립품 기술자료를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제3의 업체에 넘기는 등 당초 그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목적과 다르게 부당하게 사용했다.

조사결과 쿠첸은 A사를 다른 업체로 대체하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쿠첸은 2018년 3월 A사의 경쟁업체인 B사를 신규 협력사로 등록하기 위해 A사의 기술자료를 B사에 넘겼다. 이후 A사가 하도급 물품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거래처로 바꾸기 위해 B사와 또 다른 업체 C사에 A사의 기술자료를 전달했다.

실제로 쿠첸은 A사와의 거래 규모를 25%에서 0%로 축소하고, B사와는 12%에서 40%로 늘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사와의 거래는 2019년 2월 종료됐다.

공정위는 “쿠첸이 거래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하도급업체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향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 차례 부당하게 유용했다”며 “신규 경쟁업체를 협력업체로 등록시키고 거래선을 변경하는 목적을 달성했고, 종국적으로는 기존 수급사업자와는 거래를 단절하게 된 것으로 볼 때 위법행위의 부당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쿠첸은 2015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6개 하도급업체에게 밥솥 등과 관련한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고 관련 기술자료 34건을 요구하면서 사전에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한편, 대표이사나 임원급이 아닌 실무자만 검찰에 고발한 점에 대해 공정위는 “(검찰에 고발한 실무자는) 구매팀의 관리자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직원들에게 수급사업자의 자료 공문 등을 보내며 (법 위반 행위를) 주도한 부분이 드러나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며 “대표이사와 임원의 지시나 계획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실무자를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윗선 지시 여부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밝혀질 수가 있다”며 “검찰이 또 다른 행위자도 고발을 의뢰하는 경우 공정위 쪽에 통보가 오고 공정위가 검찰에 다시 고발한다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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