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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이 敵인가” 질의에 또 엇박자 낸 국방·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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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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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군사시설 규제개선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국방부가 '북한은 우리의 적인가'라는 질의에 "검토 예정"이라고 답해 논란이 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이 인사청문회 당시 '북한군과 북한 정권은 우리의 적'이라고 규정했는데, 아직도 유효한가"라는 질의에 "현재 '2026 국방백서' 초안을 작성 중이며, 북한에 대한 표현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토대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참 애매모호한 답변이다.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존재한다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검토해 봐야 한다고 하니 여러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북한이 적인지 검토해 봐야 한다면 한창 일하고 배워야 할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징집된 목적조차 혼란스러워진다.

정부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국방백서 기술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당연히 제기됐다.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구절이 정권에 따라 빠지고 다시 넣는 황당한 일이 반복됐기에 그렇다. 국방백서는 우리 국방 정책 목표와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을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1967년 처음 국방백서를 편찬한 이후 1988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발간했고, 2004년부터 2년 주기로 발표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으로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표현했다. 노무현 정부 때 삭제된 '적' 표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부활했고, 문재인 정부 때 다시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적' 표현 대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적 개념을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올해 국방백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것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소위 '자주파'들이 북한과의 '평화 공존'을 기회만 있으면 강조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18일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올해 연말 간행되는 2026 국방백서에도 이 구절이 담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엔 통일부가 엇박자를 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공존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그런데 주적과 평화공존은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북한의 주적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통일부는 향후 국방백서 제작 과정에서 이 같은 반대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한다. 한 정부 내에서 국방부는 북한이 적, 통일부는 적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황당한 일이 펼쳐지게 생겼다. 노선 정리를 해야 할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통일부 정 장관의 '남·북한 두 국가론' 입장에도 제동을 걸지 않았었다. 안보실이 이 문제에도 뒷짐만 질 작정인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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