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시 하르키우, 3일째 무차별 공격...키이우, 포위 작전
러 국방부 "러군 사망자 498명"...우크라 "러군 사망자 7000여명"
푸틴, 경제타격 러서 역풍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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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침략 전쟁의 진척 속도가 당초 계획보다 느리고, 사상자가 많으며 서방 제재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침략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역풍이 불고 있다.
◇ 러 침략군, 우크라 남부 항구도시 장악...제2 도시 하르키우, 3일째 무차별 공격...키이우, 포위 작전
러 침략군이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장악했다고 러시아 국영 매체들이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헤르손은 드네프르강과 흑해가 만나는 인구 25만명의 항구도시다.
러 침략군은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르코프)의 주택지와 민간 인프라 등을 표적으로 사흘 연속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고 있지만 장악에는 실패했다.
아울러 수일 동안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에서 40마일(64.3km)에 걸쳐 대기 중이던 러 침략군은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키이우를 포위해 공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제압하고 주요 도시를 장악하는 것을 시간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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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예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악재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사망자 498명·부상자 1597명이라는 러시아군 사상자 수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인 사망자는 2870명이고, 부상자는 약 3700명이며, 포로는 572명이라며 자국군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부각하려고 했다.
하지만 알렉세이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군 사망자 수가 하루 평균 1500여명으로 지금까지 70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포로로 잡혔다고 밝혔다.
양측의 발표 수치에 차이는 있지만 러시아군의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큰 것은 사실이다.
영국 런던 소재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마이클 클라크 전 소장은 “우크라이나인은 매일 패배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승리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비용은 매일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러시아군이 훈련·지휘·후방 지원이 매우 잘 이뤄지지 않은 예전 적군처럼 보여 크게 놀랐다”며 “이는 계획의 실패 또는 적에 대한 대단한 과소평가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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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국내에서도 역풍에 처할 위기에 처했다. 미 NBC방송은 푸틴 대통령의 공격이 자국민에게 손해를 입히는 명백한 징후들이 있다고 전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루블화 가치는 지난달 28일 40%나 폭락했고,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의 주식시장 거래는 3일 연속 중단된 상태다. 사람들은 루블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저축을 인출하려고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지하철역에는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사용이 제한돼 표를 사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물가도 폭등하고 있다.
모스크바 거주 한 30대 여성 음악가는 NBC에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러시아 주요 은행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하면서 일부 모스크바 호텔은 신용카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고객들에게 조기 결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전역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침공 다음날이 지난달 24일 이후 약 6500명이 체포됐다고 모스크바의 인권단체 ‘OVD-인포’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