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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가계부채②]“집이 웬수”…빚 갚다 허리휘는 2030 ‘하우스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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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1. 07.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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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대출 64% '부동산 구입' 목적
빚투열풍에 신용대출 증가폭 2배↑
소득 제자리에 상환능력 부족 문제
하반기 금리인상땐 '경제뇌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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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아파트를 구매했다는 박선아씨(36·서울)는 “내가 산 집이지만 내 집 절반은 은행의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십년 동안 모은 전재산으로 서울에 집을 사기 턱없이 부족해 대출을 최대한 ‘영끌’해 집을 마련했다.

그는 “은퇴 시점이 왔을 때의 집값이 현재의 빚과 이자에 비해 가치가 클 것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집을 샀다”며 “당장 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니 이자는 커질 듯 한데 원금에 이자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박씨처럼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과 최근 번지고 있는 ‘영끌’ 레버리지 투자 열풍으로 청년 부채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청년층의 부채 규모가 브레이크 없이 치솟는 중에 금리 인상까지 가시화되며, 부채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청년층 ‘하우스푸어’ 증가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0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8.5% 급등한 수치다.

청년 대출 잔액 중 173조원이 주택담보대출, 88조원이 전세자금 대출이었다. 즉, 청년대출의 64%는 부동산 구입으로 발생한 부채인 셈이다.

대출 규모를 국내은행으로 좁혀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이날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이 2030세대에 빌려준 가계대출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총 259조6000억원으로 지난 1년 새 44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82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조7000억원 늘었다.

또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신용대출 규모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12조9000억원 증가한 7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6조1000억원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두배에 달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층이 다른 계층보다 절박하게 중산층 탈락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어 부동산 마련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며 “부동산의 경우는 고가이기 때문에 주식, 암호화폐를 투자하거나 빚을 내는 건데 금리 인상 시 부담이 훨씬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30세대의 대출 상환 능력이 다른 세대보다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중(LTI)은 23.9%포인트 늘었다. 40대 13.3%포인트, 50대 6.0%포인트, 60대 이상 -3.2%포인트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들을 소득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대출은 커지니 부채 상환에 위험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는 더 치솟을 수 있어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이 높아진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다른 세대보다 더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며 가중된 부담을 견디지 못한 청년들은 갖고 있던 부동산을 팔아야 한다”며 “너도나도 부동산을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을 테니 자산 가격이 폭락하는 등 상당히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금리인상이 현 정부 들어 오를대로 오른 주택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전달(9억9833만원)보다 1584만원(1.6%) 상승한 10억1417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6억635만원)과 비교하면 4억원 넘게 올랐다.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인상이 거품 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집을 무리하게 구매해도 2~3년 후라도 집값이 내릴 수 있다”며 “무리하게 대출해서 ‘영끌’에 나선다면 나중에 집을 처분해야 할 시점에 자산가격 재조정이 일어나면서 힘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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