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망률 35% 감소"
"유망해도 확실하지 않다"...혈장치료제 효과에 의문 제기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속도...NYT "이르면 9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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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식품의약국(FDA)은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FD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입원 후 사흘 안에 처방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이 감소하고 상태가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 혈장에 들어있는 항체 등 면역 단백질을 추출·분획해 농축시킨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로 만든 의약품이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9월 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 미 FDA “혈장 치료제 처방 2만명 분석...안전성 확인”...트럼프 “사망률 35% 감소”
혈장 치료제와 관련, FDA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 7만명이 처방받았으며, 이 중 2만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80세 이하 환자에서 혈장 치료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 평가연구 센터장은 “우려되는 안전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망률 35%의 감소를 볼 수 있었다면서 “FDA가 이 치료법이 안전하고 매우 효과적이라는 독립적 판단을 내렸다. (오늘은) 우리가 고대해오던 아주 대단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모든 미국인이 혈장을 기부해주길 촉구한다”며 기부 관련 정부 사이트를 소개했다.
국내 GC녹십자도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환자 모집 중이다. 식약처는 혈장 치료제의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고 1상 시험을 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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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서는 혈장이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돼 왔는데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는 엄정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어서 유망하기는 해도 확실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WP는 항체 투여의 효과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증거를 토대로 분석할 때 과연 효과가 있는지, 언제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스티브 한 FDA 국장도 “유망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스콧 고틀리브 전 FDA 국장은 “아마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긴급승인에 따른 변화가 급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트럼프 행정부,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속도...NYT “이르면 9월 말”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달 30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 때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백신의 긴급사용을 9월 말에 승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이 사안을 보고받은 2명의 소식통이 NYT에 밝혔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현재 영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상과 3상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9월까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3상 시험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메도스 비서실장 등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인 움직임이며, 정치적 목적으로 백신 승인을 앞당기기 위해 절차를 무시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메도스 비서실장과 므누신 장관이 이르면 9월 백신 승인이 가능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외국에서의 임상시험에만 근거해 승인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도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