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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사경 수사’ 장관·지자체장이 지휘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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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18. 00:0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수청법·공소청법 수정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송의주 기자
당정청이 17일 공소청 검사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지휘권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수사개시 통보조항 등을 삭제한 '검찰개혁 최종합의안'을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내용의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을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강경파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검찰개혁 본질과 다른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자, 민주당이 구체적 조항을 손질한 세 번째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 합의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라는 원칙 아래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게 핵심이다.

하지만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2만여 명의 특사경이 검사 대신 수사에 관한 전문적 법률 지식이 없는 장관이나 지자체장의 수사지휘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개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당정이 검찰개혁 논란의 핵심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는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재논의하기로 해 여전히 당청 간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여기에다 피의자와 피해자 인권보호를 위한 검사의 영장청구·집행 지휘 권한까지 삭제하면서 인권보호 공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과 영장청구·집행 지휘, 직무배제요구권을 모두 삭제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1956년 금융·노동·고용·세무·환경 등 특수범죄 수사와 단속을 위해 해당 분야 공무원을 특사경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런데 특사경이 전문직이 아닌 순환직이어서 해당 공무원의 수사역량과 전문성은 물론 법률지식마저 떨어진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삭제하면서도 특사경은 예외로 남겨뒀다. 또 정부부처 장관이나 지자체장이 검사 대신 특사경 수사를 지휘할 경우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공직사회 특성상 내부 비리 등을 제대로 수사할 리 만무하다.

당정은 공소청 검사의 힘을 빼는 또 다른 수정조항으로 중수청의 수사개시 통보조항도 삭제했다. 검사가 중수청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1차 수사기관이 모든 권한을 갖고 수사권을 남용하거나 고의로 뭉개는 경우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주장대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는 방안 역시 비슷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현행 규정상 보완수사 요구는 한 번만 할 수 있어 경찰이 불응하거나 부실하게 보완수사를 하면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내기 어려울 게 뻔하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최종 목표는 검찰 권력 빼앗기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구제와 인권보호"라고 강조했다. 당정은 공소청에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부여하고, 특사경 수사지휘권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 이런 취지를 잘 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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