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6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감소"
미 유럽사령부도 독일서 벨기에로 이전
트럼프 대통령 "더이상 바보 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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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독일에 있는 미 유럽사령부 본부를 벨기에 브뤼셀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상황에서 나와 주한미군 감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7일 워싱턴 D.C에서 가진 공화당주지사협회와의 만찬에서 “이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면서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 측 요구대로 대폭 인상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주 지사가 16일 전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만1900명의 주독 미군을 재배치하겠다며 이에 따라 주독 미군은 3만6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이동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화하고 대(對)러시아 억지력을 높이면서 유럽 동맹을 재확인하는 것이며 병력을 흑해와 발트해 지역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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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사령관은 독일에서 벨기에로 3개 여단 규모의 본부와 방공포 대대, 그리고 공병 대대가 이전하고, F-16 전투기 중대와 2개 대대, 그리고 2개의 소규모 지원 및 위탁 조직이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주독 미군 감축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들(독일)이 그들의 청구서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단순하다. 그들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청구서를 지불하기 시작한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이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왜 그들을 남겨놓아야 하느냐”며 “우리는 더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우리는 독일을 보호하고 있고, 그들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건 말이 안 된다”며 나는 독일이 지불할 때까지 독일 주둔 미군을 2만5000명 철수해 그 수를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은 미국에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독일의 지난해 방위비 지출은 GDP의 1.36%에 머물고 있으며 독일은 달성 연도를 2031년으로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감축 주독 미군의 새로운 둥지가 될 국가의 방위비 지출 목표 달성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이탈리아의 GDP 대비 방위비 지출은 1.22%이며 벨기에의 경우 0.93%로 나토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번 감축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독일 연방정부 지도층들은 대체로 침묵하고 있지만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라인란트팔츠·헤센·바이에른주 총리들은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결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러한 긴밀한 파트너십이 지속하고, 미군이 유럽과 독일에 계속 주둔할 것을 간청한다”며 “우리는 우정의 끈을 끊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강화하고, 향후 독일과 유럽에서 미국의 주둔을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를 지원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