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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무분별한 기업인 증인신청 여전...‘증인신청 실명제’는 무용지물?

국감, 무분별한 기업인 증인신청 여전...‘증인신청 실명제’는 무용지물?

기사승인 2022. 09.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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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먹구름2
사진=이병화 기자 photolbh@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기업인들에 대한 무더기 증인채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국감 때마다 "국회가 증인 신청을 통해 기업들을 겁박하고 있을 정도"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를 막겠다며 2017년 도입한 '증인신청 실명제'는 힘을 쓰지 못하는 등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대기업의 증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세탁기 불량 조치 과정 관련, 현대차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침수 대응 관련 질의를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네이버와 우아한형제들·교촌 등 IT·유통기업 CEO도 대거 국정감사 증인 신청을 받았다.

특히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경우 여당 간사가 삼성·SK·LG 등 기업인 26명에 대한 무더기 국감 증인 신청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에서도 90여명의 기업인이 여야 증인 협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기업인 국감 증인 신청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17대 국회에서 기업인 증인 채택은 연평균 52명이었지만 18대 77명, 19대 125명, 20대 159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정치인들도 국감의 이 같은 폐해를 막자며 국회는 증인신청 의원의 이름을 밝히는 '국정감사 증인 신청 실명제'(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를 2017년 도입했다.

이 법은 증인 신청 시 국회의원 또는 위원이 증인 신청의 이유, 안건 또는 국정감사·국정조사와의 관련성 등을 기재한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증인을 부를 때 누가 무슨 이유로 부르는지를 명확히 해 증인 신청의 책임성을 높이고 무리한 무더기 증인 신청 등을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5년이 지났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어느 국회의원이 어느 증인을 요청했는지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 제도에서는 의원들이 증인 신청 사유서를 상임위에 제출하는 것은 의무사항이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감 때도 일부 상임위가 채택된 증인 명단을 발표하면서 해당 증인을 신청한 의원 이름은 빼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 신청은 여야가 상임위별로 각 당의 명단을 받아 취합한 뒤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명단을 확정한다. 여야의 비공개 협상이 마무리돼야 증인 윤곽이 드러나는 구조인 셈이다.

증인 신청 단계에서는 어느 의원인지 알 수 없으며 여야 의결이 마무리 돼야 증인 신청 의원을 공개한다. 결국 증인 신청 실명제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한 기업 대관 담당자는 "특별히 중요하게 다룰 안건이 없음에도, 연례 행사처럼 증인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며 "증감법(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형식적인 상태며, 출석일로부터 7일 전 요청해야 한다는 것 정도만 지켜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국정에 대한 감사여야 하는데 그동안 기업 감사로 변질돼 온 측면이 적지 않다. 현재 상황은 정치권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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