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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K 반도체의 고난, 기업만 짊어져야 하나

[기자의눈]K 반도체의 고난, 기업만 짊어져야 하나

기사승인 2021. 11. 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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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홍선미 산업1부 기자
“이게 끝은 아닐 겁니다. 다른 기업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난주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을 첨단화하려는 계획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문득 이달 초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들었던 푸념이 떠올랐다.

지난 9월 말 미국 정부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해결책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재고·고객사 정보 등을 담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우리 기업들은 혹여 고객사의 민감한 정보가 담길까 막판까지 고심하며 이달 초 자료를 제출했다.

그런데 자료 제출을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이 자국 기술력이 들어간 반도체장비의 중국 반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미·중갈등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의 고난이 여전히 진행형임이 드러났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 2위 자리를 꿰찬 우리 기업들의 성과는 기업이 각각의 의지와 역량으로 이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를 ‘반도체에 미쳤다’고 언급하며 사재로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사업을 시작한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자금난으로 어려웠던 회사를 사들여 과감한 투자로 첨단 반도체 기술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그 중심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반도체 산업은 이 같은 기업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반도체망 구축에 우리 기업들이 힘을 보탤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고 중국도 큰 시장, 자국에 들어선 한국 공장, 자국에 집중된 원자재 생산 시설 등을 카드로 내세우며 우리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반도체가 전략 무기로 쓰이면서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다. 산업계와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보면 정부 역시 K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신들의 역할이 매우 크고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앞선 기술력, 정부의 외교력과 정치력 등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중지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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