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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단, 200조 한미 조선협력 어디로...美 전문가 “수십년 장기전”, 韓 조선 3사 “장기수요가 투자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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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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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O "수요 급증에도 건조기간 2배…분산건조·동맹 활용 필요"
CSIS "전략산업, 정부 지원·숙련인력 확보 필요"
한화 "추가투자, 수요가 결정"…HD현대·삼성도 반복 발주·비용절감 강조
마스가
로런스 래리 라이더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개발 수석부사장(오른쪽부터)·다시 드라우트-베하레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한국연구 펠로·로널드 라바고 미국선급협회(ABS) 정부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기사 요약】
▲ 에릭 레이븐 전 미국 해군차관은 미국 조선업 재건이 18개월이나 5년짜리 사업이 아니라며 정치·예산 논쟁 속에서도 수십년간 협력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에릭 랩스 미국 의회예산국(CBO) 선임연구원은 미 해군 조선업계에 요구되는 건조 톤수가 10년간 50% 늘었고, 향후 10년 다시 2배로 증가하는 반면 구축함 건조기간은 5년에서 11년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 신시아 쿡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상업조선업을 국가안보를 위한 전략산업으로 판단한다면 미국이 그에 따른 비용과 재정적 선택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은 한국의 1500억달러 조선 투자가 실제 선박 인도와 미국 산업기반 강화로 이어지려면 장기·반복 수요와 숙련인력, 공급망 확충, 규제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마스가
한국·미국 조선업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 전문가들은 26일(현지시간) 한국이 1500억달러(199조1700억원)를 투입하기로 한 한·미 조선협력에 대해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정책·투자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에릭 레이븐 전 미국 해군차관은 이날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서 "이것은 18개월짜리 사업도, 5년짜리 사업도 아니다"며 정치·예산 논쟁 속에서도 현재 구축된 협력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투자액 자체보다 실제 선박 인도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장기 수요와 숙련인력, 공급망, 규제 개혁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마스가
에릭 레이븐 전 미국 해군차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레이븐 전 미국 해군차관 "엔진 끌 때 아니다"…미 조선 재건 수십년 장기전

레이븐 전 차관은 미국 조선업의 현 상황을 장기적인 거시 추세와 단기적인 미시 추세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1980년대까지 상당한 조선 강국이었고 상업조선 기반도 더 강했지만, 이후 장기간 쇠퇴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일정과 비용에 맞춰 선박을 생산하는 능력에도 큰 타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는 미국이 경제와 국가안보를 위해 강력한 조선산업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됐으며, 동맹·파트너와의 조선협력도 더 이상 근본적으로 논쟁적인 구상이 아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레이븐 전 차관은 협력의 범위와 분야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은 현 행정부뿐 아니라 향후 행정부와 의회에서도 계속되고 예산 논쟁도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반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해서 지금 엔진을 끄고 관성으로 나아갈 때는 아니다"며 "이것은 18개월짜리 사업도, 5년짜리 사업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나타나면 더 커지기 전에 드러내 해결하면서 현재의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븐 전 차관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조선업의 목표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정보를 더 개방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 해군이 잦은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같은 종류의 선박도 동일하게 건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한국 조선업은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한 뒤 이를 최적화해 선박을 빠르게 생산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미국 해군의 완벽한 모델은 아니더라도 배울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기술과 설계, 사업방식을 바꾸고 정부와 민간투자를 결합해 공급망의 병목도 줄여야 한다고 그는 주문했다.

레이븐 전 차관은 미국 해양 산업기반을 바꾸는 데 가장 필요한 한 가지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투명한 데이터를 제시했다. 투입 인력과 공급업체의 문제부터 "선박 한 척이 실제로 얼마가 드는가"까지 데이터를 파악해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전달해야 변화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가
에릭 랩스 미국 의회예산국(CBO) 선임연구원(왼쪽)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시아 쿡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랩스 미 의회예산국 선임연구원 "건조수요 50%↑·구축함 5년→11년"

에릭 랩스 미국 의회예산국(CBO) 선임연구원은 외국 군함을 구매하거나 해외 조선소에서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한다는 논의 자체가 10~15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주제였다며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것 자체가 미국 해군 조선업이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객관적인 지표로 보면 일부 상황은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해안경비대가 핀란드와의 협력 모델을 통해 중형 쇄빙선인 북극안보경비함(Arctic Security Cutter)을 확보하는 것은 대표적인 개선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군에 대해서는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했다. 수요 신호와 투자, 예산 계획은 있지만 실제 인도되는 함정이 늘어나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랩스 선임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전투함과 보조함을 포함해 미국 해군 조선업계에 요구되는 건조 톤수가 약 50% 증가했다며 해군 함정건조 계획대로라면 향후 10년에는 현재보다 약 두 배의 건조 물량을 기존 산업기반이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조선업계는 이미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랩스 선임연구원은 과거 약 5년 걸리던 구축함 건조기간이 현재 약 11년으로 늘었고, 잠수함 건조에도 약 10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구축함 조선소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새로운 핵잠수함 건조 조선소가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대신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와 분산건조를 활용해 새로운 조선소가 기존 주력 조선소에 들어갈 모듈이나 잠수함의 비핵 부분을 생산하는 방식은 미국 해군 조선 역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랩스 선임연구원은 상업조선업에는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960~1970년대 미국 상업조선업체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보조금 제도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초기에 폐지됐다며 "비슷한 형태의 보조금 제도를 다시 도입하지 않고 미국 상업조선업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보조금 문제를 논의하려는 분위기가 과거보다 커졌지만 '미국을 위한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도 여전히 의회에 계류 중이라며 제도 변화의 속도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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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 쿡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쿡 CSIS 선임연구원 "전략산업이면 비용 감당해야"…정부 선택 요구

신시아 쿡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조선업의 생산성 투자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하며 상업조선에서 얻은 기술과 생산방식을 방산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미국 해군 함정 조선업계에는 같은 사업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쿡 선임연구원은 연간 50척을 건조하며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의 상업조선업과 연간 2척 수준을 건조하면서 미국 해군의 각종 제약을 받는 군함 조선업은 투자 여건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의 협력이 미국 조선소에 그동안 사업적 명분이 없어 하지 못했던 생산성 투자를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새로 늘어난 역량을 활용해 기존 조선소의 일감을 잠식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선박을 더 빨리 확보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쿡 선임연구원은 "전체 산업을 끌어올려야 하며 이는 매우 비쌀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의 성공 기준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도되는 선박 수와 신속한 유지·보수·정비(MRO)가 목표인지, 미국 조선소의 생산능력과 산업기반 자체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상업조선업을 국가안보와 경제적 복원력을 위한 전략산업으로 판단한다면 미국이 그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쿡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 부채가 40조달러(5경3112조원)에 이르고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든 전략적 우선순위에 무제한으로 자금을 댈 수는 없다며 조선업에 더 쓰려면 무엇에 덜 쓸지, 추가 재원이 필요한지, 국내 조선산업이 주는 안보와 복원력을 위해 얼마의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쿡 선임연구원은 비용 구조와 정부 지원 수준이 다른 국가들과 미국 조선소가 경쟁하도록 요구하면서 시장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며 조선업을 핵심 전략적 우선순위라고 선언한 뒤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에 놀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조선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시작점에 있지 않고 시작의 끝에 있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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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레이븐 전 미국 해군차관(오른쪽부터)·제이슨 김 삼성중공업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신시아 쿡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에릭 랩스 미국 의회예산국(CBO) 선임연구원·제임스 김 미국 스팀슨센터 한국프로그램 국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랩스 CBO 선임연구원·로널드 라바고 ABS 수석부사장 "인력·공급망부터 고쳐야"

랩스 선임연구원은 미국 조선업 재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숙련인력을 꼽았다. 그는 약 15년 전 조선소 현장 인력의 평균 근속기간이 과거 15~20년 수준에서 현재 약 5년 수준으로 줄어 경험이 부족한 인력의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숙련공이 데이터센터와 다른 제조업으로 이동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조선소는 덥고 춥고 작업환경이 거친 반면 항공기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등은 냉방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 숙련인력을 붙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조선업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임금과 작업환경, 삶의 질을 개선해 조선소 인력 이탈률을 전반적으로 약 10%까지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쿡 선임연구원도 미국에서 조선소 인력 부족을 대학 진학 선호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아이가 조선소에서 일하기보다 MIT(매사추세츠공대)에 가기를 바랄 것"이라며 조선업 일자리 자체를 대졸자에게도 매력적인 첨단 기술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 퇴역 소장인 로널드 라바고 미국선급협회(ABS) 정부서비스 담당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한국의 3대 조선소를 방문했다며 생산시설과 기반, 근로자들의 작업 방식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선박 명명식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라바고 수석부사장은 삼성중공업과 미국 업체가 협력한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바지선 설계가 ABS 기본승인(Approval in Principle·AIP)을 받은 사례를 미국 조선업과 한국 기술을 결합하는 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한·미 조선협력의 성과를 양해각서(MOU) 숫자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3일 한·미조선협력센터 개소 때 체결된 MOU 15건에 담긴 구체적 사업을 작업 목록으로 삼아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저 서류일 뿐"이라고 말했다.

라바고 수석부사장은 또 선박 기자재와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정돼 있다며 새로운 업체와 역량이 공급망에 얼마나 추가되는지도 핵심 성과지표로 제시했다.

그는 규제와 정책상의 장애물은 해결 가능한 문제라면서도 대규모 투자에 앞서 제도적 환경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조선 건조를 위한 공급망뿐 아니라 인도 이후 수십년간 선박을 유지·정비할 생애주기 공급망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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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드라우트-베하레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한국연구 펠로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드라우트-베하레스 카네기 한국연구 펠로 "한국은 동맹 격상, 미국은 위험관리"

다시 드라우트-베하레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한국연구 펠로는 한·미 양국이 조선협력에 서로 다른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녀는 한국이 조선협력을 동맹 격상과 산업협력 확대의 영역으로 보는 반면 미국은 뒤처진 전략 분야에서 강력한 동맹의 도움을 받아 위험을 관리하는 '통제된 위험관리(controlled risk management)'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양측의 기대 차이가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우트-베하레스 펠로는 한국 업체들이 미국 해군 MRO 계약을 약 12건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분야의 확대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녀는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를 인용, 정비가 필요한 미국 해군 함정의 약 40%가 제때 정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MRO가 함정 생애주기 비용의 약 70%를 차지해 산업적 가치가 큰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국 업체들이 지금까지 수행한 미국 해군 MRO가 비전투함 중심이어서 보안 인가와 규제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추가 협력의 기회라고 그녀는 평가했다.

드라우트-베하레스 펠로는 조선소가 대규모 인력이 장기간 일하는 지역경제의 일부라며 도로와 주택뿐 아니라 학교와 보육시설, 주차장, 대중교통 등 주변 생활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신정규 한미조선협력센터장은 기조연설에서 미국 해군 보조함 MRO와 미국 조선소 투자, 기술공유 MOU 등에서 한·미 협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복잡한 규제와 공급망 병목,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 구조적 장애물로 남아 있다며 규제 개혁과 인력·기술 투자, 경제적 인센티브로 뒷받침되는 장기 수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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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스 래리 라이더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화·HD현대·삼성중공업 미국 책임자들 "장기·반복 수요가 투자 전제"

한국은 3500억달러(464조73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를 조선업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미국 현지 투자와 기술·생산방식 이전을 추진하면서 미국 정부의 장기 수요와 제도적 지원을 투자 확대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로런스 래리 라이더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은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조선소를 안정시키고 인력을 두 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인력을 확보해 교육하는 동시에 기반시설과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금까지 필리조선소에 3억5000만달러(4647억3000만원)를 투입했다. 드라이도크 개보수와 기존 도크의 건조도크 전환, 새 교육센터 건설,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4억달러(5311억2000만원)의 추가 투자도 승인했다.

라이더 수석부사장은 그 이후에도 상당한 투자 예산이 있지만 추가 투자의 시점과 규모는 미국 정부와 상업 고객의 실제 수요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력을 한국 조선소에 보내 현장에서 교육하고 한국 인력을 미국으로 보내 생산방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일감이 뒷받침돼야 이런 인력과 설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더 수석부사장은 국제무기거래규정(International Traffic in Arms Regulations·ITAR)에 따른 기술자료 공유 제약과 관련해서는 미국·영국·호주 안전보장 협력체인 오커스(AUKUS)에서 마련한 것과 비슷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5척에 이어 미사일사거리계측함(Missile Range Instrumentation Vessel·MRIV) 사업을 이어가면서 동일한 선형의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고, 조선소와 정부 모두 반복 생산에 따른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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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은 미국 시장의 가장 큰 기회가 막대한 선박 수요 자체에 있지만 전략적 수요를 수익성 있는 실제 주문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요와 주문, 제품은 서로 다른 세 가지"라며 수요를 계약으로 바꾸고 계약을 완성된 선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노동력과 공급업체, 규제 지원이 모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법인장은 조선업이 자본집약적인 장기 사업이라며 "장기라고 할 때 5~10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 30년"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에 30년치 발주를 보장해 달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투자 후 경쟁력을 유지하면 조선소를 가동하고 인력을 채용·교육·유지하면서 합리적인 수익을 낼 만큼 일감이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법인장은 이를 위해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획득 체계와 반복·연속 생산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종류의 선박을 큰 설계 변경 없이 반복 건조하면 학습효과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비용이 낮아지며 고정비도 여러 척에 분산할 수 있다며 "결정적인 것은 현재 수요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적이고 반복 가능하며 예측 가능한 수주 파이프라인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홍 법인장은 한·미 조선협력의 성과도 단계별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앞으로 약 1년은 한국 조선업체와 미국 파트너가 정부 사업과 계약을 얼마나 확보하고 반복 적용할 수 있는 계약체계를 구축하는지가 핵심이며 이후 5~10년에는 실제 건조·인도한 선박 수와 일정·예산을 지킨 비율이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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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김 삼성중공업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 현황 점검과 다음 단계' 세미나에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제이슨 김 삼성중공업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초 미국 법인을 설립했으며 당분간 미국 조선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COO는 삼성중공업이 미국 조선업체들과 MRO와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바지선 설계 등을 포함해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삼성중공업과 미국 콘래드조선소가 협력한 LNG 벙커링 바지선 설계가 미국선급협회(ABS)의 기본승인(Approval in Principle·AIP)을 받은 사례를 들며 향후 협력 분야가 기술·노하우 이전과 자동화 설비 공급, 신규 설비 투자, 인력훈련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COO는 미국 조선업이 지속 가능해지려면 무엇보다 높은 건조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계약 체결 전에 기술 사양을 확정하고 건조 과정의 예상하지 못한 설계 변경을 최소화해 계획한 생산 흐름을 유지하며 자동화와 대형 블록 제작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한국의 기술과 생산방식을 미국 조선소에 적용하면 우선 건조비용을 10~20%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더 큰 폭의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한국 등 동맹국 조선소에서 일부 대형 블록을 제작한 뒤 미국에서 최종 건조하는 공동건조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COO는 다만 공동건조 선박을 미국 건조 선박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SHIPS법과 세액공제도 미국 선주들이 상업용 선박 발주를 늘리도록 하는 핵심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레이븐 전 차관은 미국 조선업과 동맹 협력이 거시적·미시적으로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성과를 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파트너와의 협력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치·예산·산업상의 문제를 조기에 파악해 해결하면서 현재 구축하고 있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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