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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집중 조명, 한화, 미 조선업 재건 핵심 파트너로…내년까지 7억5000만달러 투자·해군 사업 첫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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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2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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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조선소 3억5000만달러 투입…내년 말까지 4억달러 추가
미 선박 생산 세계 점유율 1% 미만…중국 건조능력 미국의 230배 넘어
하원·상원 동맹국 함정 건조 이견…미 해군 장기 발주가 변수
한화필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필라델피아)하만주 특파원
【기사 요약】
▲ 한화는 2024년 12월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현대화에 3억5000만달러(4644억1500만원)를 투입했고, 내년 말까지 4억달러(5307억6000만원)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 미국의 세계 선박 생산 비중은 1% 미만이고, 중국의 건조 능력은 미국의 230배를 넘어 올해 톤수 기준 신규 상선 발주의 7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 한화는 미국 해군 사업에서 첫 하도급 업무를 확보한 데 이어 '골든돔' 미사일방어체계용 특수 지원함 건조업체로 선정됐다.
▲ 미국 하원과 상원이 외국 조선소의 미 해군 함정 건조 허용 범위를 놓고 엇갈린 가운데 국방부(전쟁부)의 장기 발주 여부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기업의 추가 투자 변수로 제시됐다.

한화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현대화에 3억5000만달러(4644억1500만원)를 투입하고 미국 해군 사업에 처음 진입하면서 현재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가장 뚜렷한 외부 움직임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세계 선박 생산 비중이 1%에도 못 미치고, 중국의 건조 능력이 미국의 230배를 넘는 가운데 한화와 HD현대가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외국 조선소의 미국 해군 함정 건조를 둘러싼 의회 규제와 국방부(전쟁부)의 장기 발주 불확실성이 추가 투자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한화필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필라델피아)하만주 특파원
◇ 한화오션 찾은 미 상원의원…"조선업 재건 속도 높여야"

미국 해군 함정 제조업의 자국 복귀를 추진하는 데이브 매코믹 상원의원(공화·펜실베이니아주)은 미국 조선업의 미래를 보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가야 했다고 WSJ는 전했다.

초당적 '미국을 위한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 공동 발의자인 매코믹 의원은 최근 한화오션의 주력 조선소를 방문했다. WSJ는 이 조선소가 미국 내 어떤 조선소보다 규모가 크고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현장에서는 4기의 대형 골리앗 크레인이 선체 블록을 옮기고, 자동 플라스마 절단기가 두꺼운 강판을 절단했다. 주황색 로봇팔은 엔진 매니폴드와 파이프 플랜지, 펌프 하우징에 볼트를 체결했다.

매코믹 의원은 수십 년 된 장비를 대체하기 위해 필라델피아로 보낸 최신 용접기 사진도 확인했다. 미국 육군 대위와 헤지펀드 경영자 출신인 그는 미국이 한 세대에 걸쳐 조선 역량을 잃었다며 해군 함정 건조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려면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는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알렉스 웡
알렉스 웡 한화그룹 사장 겸 글로벌최고전략책임자(CSO)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2026 국제보훈콘퍼런스' 감사 만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화·HD현대, 미 조선 투자 확대…필리조선소 3억5000만달러 투입

한화와 한국은 현재 미국 조선업 재건을 촉진하는 가장 뚜렷한 외부 동력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한화는 2024년 12월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현대화에 약 3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앞으로 수십억달러를 더 투입할 계획이며 내년 말까지 4억달러(5307억6000만원)를 추가 투자하는 계획도 승인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체결한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 조선업 개선에 1500억달러(199조350억원)를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한화를 넘어 확대되고 있다. HD현대는 22일 미국 건설업체 키위트(Kiewit)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미국에 첨단 조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2029년 본격 가동이 목표이며 재무 조건과 구체적인 부지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조선업
헝 카오 미국 국방부(전쟁부) 해군장관 대행(오른쪽부터)·윌리엄 키밋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미셸 박 주한 미국대사·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담당 차관보·이종건 한미 조선해양 산업기술 협력센터(KUSPC) 센터장이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진행된 KUSPC 개소식에서 테이프 커팅 행사를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선박 생산 점유율 1% 미만…중국 건조능력, 미국의 230배

한국 기업의 역할이 커지는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큰 조선 역량 격차가 있다. 미국의 세계 선박 생산 비중은 현재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230배가 넘는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클라크슨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톤수 기준 세계 신규 상선 발주의 7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약 16%로 2위다. 나머지 국가는 어느 곳도 3%를 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 능력을 확대해 새로운 '해양 황금시대(Maritime Golden Age)'를 열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WSJ는 미국이 이를 실현하려면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트럼프 황금함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저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군의 '황금함대(Golden Fleet)'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백악관, 대미 투자 외국 조선사 본국서 함정 최대 2척 허용 권고…상원·하원, 동맹국 활용 놓고 이견

미국 백악관은 해군의 함정 설계·제조·정비 방식을 대폭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미국법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미 해군 함정을 미국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substantial and durable)' 투자를 하는 외국 조선업체에 본국에서 해군 함정을 최대 2척까지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백악관은 지난 8월 미국 상선 건조 부문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없다(not globally competitive)"고 평가하면서 미국의 조선 산업 기반이 '위축됐다(atrophied)'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는 외국 조선소 활용 범위를 놓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외국 기업은 한화가 유일하지만, 다른 한국 기업과 일본 등 미국의 조선 협력국에는 향후 국방부의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느냐가 주요 걸림돌이라고 WSJ가 전했다.

의회는 관련 예산을 승인할 연례 국방 법안을 아직 처리하지 않았다. 하원안은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전투 함정에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상원안에는 조약 동맹국 조선소에서 일부 비전투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수정안이 포함됐다.

한국 기업 등 동맹국 조선업체가 미국 투자 규모를 확대하려면 장기간 안정적인 미 해군 발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필리
2025년 12월 2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의 4번 도크에서 선박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필라델피아)하만주 특파원
◇ 한화, 미 해군 사업 첫 진입…'골든돔' 지원함·오스탈USA까지 확대

한화는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미국 해군 조선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는 3월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예비설계를 지원하는 하도급 업무를 확보했다. 한화가 미국 해군 관련 사업을 따낸 것은 처음이다.

이달 초에는 플로리다 소재 선박관리업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골든돔(Golden Dome)' 미사일방어체계용 특수 지원함 건조업체로 선정됐다. 계약에는 추가 3척을 건조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전체 계약 규모가 최대 20억달러(2조6538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미국 내 조선소 추가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8월 앨라배마주 모빌의 오스탈USA 조선소를 인수하기 위해 10억달러(1조3269억원)가 넘는 비구속적 인수 제안을 냈다. 협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미 해군 지원함을 건조할 수 있으며 2028년까지 전투함 건조를 위한 시설 인증을 모두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등에서 방산 사업을 담당하는 알렉스 웡 한화그룹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추가 국방부 발주 확보가 목표라며 "상선 조선소와 해군 조선소를 나란히 두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올해 헝 카오 해군장관 대행과 숀 더피 교통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와 국방부 고위 관리들도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한화필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노동자들이 2025년 12월 22일(현지시간)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필라델피아)하만주 특파원
◇ 필리조선소 부지 40% 확장…VR 장비·협동로봇으로 생산성 높인다

한화의 미국 사업 확대에는 생산비와 인력, 공간이라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한화는 필라델피아에서 높은 비용과 채용 제약, 물리적 공간 부족에 직면해 왔다. 한화는 지난달 현지 당국과 조선소 부지를 40%, 약 50에이커(20만2000㎡)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새 훈련센터를 짓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설비도 추가한다.

앞으로 수개월 내 교육생들은 한국에서 보내는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해 블라스팅과 도장 작업을 훈련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비용과 유해가스 노출을 줄일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내년에는 용접 캐리지 수십 대가 필라델피아에 추가 도입된다. 한화 한국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협동로봇(cobot) 일부도 내년 설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조선업 전체의 경쟁력을 되살리려면 생산기술 이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대형 조선사들과 협업하는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 교수는 높은 생산비와 공급업체 부족 때문에 미국이 경쟁력 있는 상선 공급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군함도 각종 규제가 시장을 제한해 민간기업 입장에서 사업성이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우 교수는 "세계 어느 산업도 보호주의를 통해 부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매코믹 의원도 기존 미국 조선소 개보수와 신규 시설 건설을 추진하면서 기업에 장기적인 수요 확신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조선업 재건을 진지하게 추진하려면 장기적인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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