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돌봄·이별을 엮은 다큐멘터리
영화 '욕쟁이 할매' 10월 27일 코엑스 시사회
11월 4일 전국 메가박스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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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경기 포천 고모리에서 만난 모산 홍승표 화백 겸 영화감독의 이야기는 사랑과 존경, 공감과 감사가 담겼다는 표현 조차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 모자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홍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욕쟁이 할머니'는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과 이별 이후의 삶을 담은 영화다. 고모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맞았던 어머니, 그 곁을 지킨 막내아들, 그리고 두 사람을 이어준 그림이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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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도록에 실은 글 '영혼의 붓끝이 그려낸 하룻밤의 꿈'에서 어머니와의 시간을 영화로 옮기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적었다. 그 시간에는 어머니의 일상을 기록한 날들뿐 아니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기억을 되짚는 과정도 담겨 있다.
어머니의 손에 화구를 쥐여준 일은 모자의 삶에서 중요한 장면이었다. 홍 감독은 그림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어머니에게 희망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평생 해온 일이 어머니의 일상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은 그림을 매개로 시간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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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떠난 뒤 영화의 시선은 남겨진 아들에게로 이어진다. 함께했던 공간과 그림 속에서 어머니를 다시 마주하는 시간이다. 현실에서 더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작품으로 옮기는 과정이 영화에 담겼다. 그림과 영화는 홍 감독에게 어머니의 삶을 남기는 서로 다른 기록이 됐다.
포스터에는 어머니와 얼굴을 맞댄 아들의 모습이 실려 있다. "아들아 고마웠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 아래에는 아들의 답이 이어진다. "엄마,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들이 될게요." 어머니를 향한 감사와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두 문장에 담았다.
영화 이야기를 함께 나눈 허훈 전 대진대학교 교수는 스토리를 읽은 소감을 "남자 눈에서도 눈물이 나는 영화다"라고 전했다. 어머니를 떠올릴 때 남는 말과 뒤늦게 돌아보는 시간이 이 모자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는 반응이었다.
홍 감독의 기록은 해외 관객에게도 소개됐다. '욕쟁이 할머니'는 2025년 미국 뉴욕 다큐멘터리영화제 DOC NYC의 칼레이도스코프 경쟁 부문에 선정됐다. 영화제는 아들의 자전적 시선으로 기억과 돌봄, 장례 의례와 예술을 엮어낸 작품으로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개봉에 앞서 어머니의 삶이 깃든 고모리 주민들을 먼저 만날 예정이다. 오는 26일 의정부 메가박스에서 주민 초청 상영회를,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약 300명을 대상으로 상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1월 4일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모리의 전시 공간에 걸린 모자의 사진은 영화가 전하려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서로를 향해 기울인 얼굴, 그 뒤에 남은 사랑과 존경, 공감과 감사의 글씨. '욕쟁이 할머니'는 그 사진 속 두 사람이 함께 살아온 시간을 스크린으로 옮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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