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원유 재유입…장금상선 추정 수익 최대 1835억원
미 전략비축유 1983년 이후 최저…중국 수요 회복이 반등 관건
|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부분 회복과 중동 원유 재유입이 겹치며 브렌트유 선물은 전쟁 중 최고점 대비 43% 하락해 배럴당 72달러(11만원) 선으로 내려왔다. 중국 수요 회복 여부, OPEC+ 감산 재개 가능성, 호르무즈 항로 통제권이 유가의 다음 변수로 부상했다.
◇ OPEC+, 8월 18만8000배럴 증산…9월 회의서 감산 환원 마무리 논의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쿠웨이트·알제리·카자흐스탄·오만 등 OPEC+ 7개 핵심국은 이날 성명에서 "석유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공동 노력의 하나로 하루 18만8000배럴 규모의 생산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산은 2023년 도입한 하루 165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계획의 일환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 발발 이후 누적 쿼터 증산 규모는 하루 94만배럴로 전 세계 수요의 약 1%에 달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8월 증산 시행 이후 7개 핵심국에는 기존 감산분 중 하루 약 37만9000배럴이 남게 된다. 9월 회의에서 비슷한 규모의 증산을 결정하면 2023년 감산분 환원이 마무리될 수 있다.
OPEC+ 차기 회의는 8월 2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OPEC+ 실제 생산량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던 기간 쿼터 증산에도 불구하고 급감, 5월 기준 하루 3313만배럴로 2월(4277만배럴) 대비 크게 줄었다고 로이터가 OPEC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로 공급 물량이 대거 유입되며 브렌트유 선물이 4월 말 전쟁 중 최고점 대비 43% 하락한 배럴당 72달러 선으로 내려앉으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선물 시장이 모두 현물보다 선물 가격이 높은 콘탱고(contango) 구조에 진입해 원유 저장 유인이 커졌다.
로이터는 유가 하락의 배경으로 중국의 낮은 원유 수입, 중동 외 산유국의 수출 증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조율한 전략비축유 기록적 방출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맥쿼리와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향후 수개월 안에 배럴당 60달러(9만174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전략팀장은 "원유 공급 급증이 지금 당장은 그 물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장과 충돌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
WSJ는 글로벌 원유 재고 확충 속도가 미국과 이란의 권력 역학에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OECD 회원국 재고는 3~5월까지 1억6300만배럴 감소해 199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전략비축유(SPR)도 6월 26일 기준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WSJ에 따르면 재고 보충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인질로 삼으려는 이란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미국의 협상 여력도 제약하는 이중 변수로 작용한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도 안정적이지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5일 오만 해안 항로를 통해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6척에 불과했고, 3~4일 이틀간 8척이 유턴했는데, 이유가 확인되지 않았다.
서방 해군은 해협 위험 수위를 여전히 '상당하다(substantial)'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란군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 외 통항에 대해 허가 없이 진행하지 말라는 경고를 선박들에 계속 발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원자재 시황 분석업체 코모디티 콘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창업자는 "호르무즈 봉쇄 4개월 만에 역대 최대 공급 충격 시장이 공급 과잉 시장으로 전환한 것은 거의 코믹한 전개"라고 평가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의 호마윤 팔락샤히 수석 원자재 분석가는 "이란 원유조차 제재 면제에도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산이 이란산보다 더 싸게 팔린다"며 "(유가)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이 돌아와야 하는데, 바닥에 근접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
한편, 블룸버그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 UAE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야간 운항도 활용해 원유를 반출하는 '다크 운항(dark transit)'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Sinokor·시노코)이 핵심 운반업체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의 장남인 정가현 장금마리타임 부회장은 이탈리아 대형 선사 MSC그룹과 합작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50여 척을 장악한 뒤, 4월 중순부터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셔틀 운항에 본격 참여했다.
원자재 정보업체 보르텍사(Vortexa)에 따르면 장금상선 선박은 4월 이후 UAE 페르시아만 항구에서 하루 최소 68만배럴을 운송했고, 6월에는 하루 140만배럴로 물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달 UAE 원유 해상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장금상선 지배 선박으로 운항됐으며 선박 중개인들은 유조선 3척만으로 4월 중순 이후 약 6000만~1억2000만달러(917억~1835억원)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