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불이익 우려 해소하고 외부 전문기관 중심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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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건강권 확보와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정신건강 통합 지원체계 마련, 관리자 주도 인식 개선, 동료지원체계 기반 자살 예방·대응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책에는 '경찰동료 생명지킴이'를 중심으로 동료가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치료로 연계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의 상담과 집중 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현직 경찰관을 활용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의 정신건강 지원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찰은 그동안 마음동행센터 운영을 비롯해 찾아가는 심리상담,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 고위험군 관리, 정신건강 교육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해왔다. 실제 상담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경찰 마음동행센터 상담 횟수는 2016년 3152건에서 지난해 3만9119건으로 12.4배 늘었다. 상담 인원도 같은 기간 2016명에서 1만7024명으로 8.4배 증가했다. 경찰은 복지·건강 지원을 위해 아산경찰병원 건립과 마음동행센터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도 올해보다 50억원 늘어난 203억원으로 편성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상담 건수와 예산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찰관 자살과 외상 후 스트레스, 우울, 번아웃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그간 마음건강 대책 체감도가 낮았던 것이 상담 부족이 아니라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찰관들은 강력사건, 변사, 아동학대, 교통 사망사고, 흉기 난동, 악성 민원 등 고강도 사건을 반복적으로 마주한다. 야간·교대근무, 인력 부족, 사건 처리 압박, 감찰·징계 부담 등도 겹치면서 정신적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위험 요인은 그대로인데 대책은 상담과 교육, 캠페인 중심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는 근본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상담받는 것에 대한 조직 내부의 시선도 장벽이다. 경찰은 상담이나 치료 이력이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상관이 알게 되는 것 아니냐" "승진이나 보직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고위험군일수록 문제를 드러내기보다 감추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약 고위험군 직원의 위험 신호를 지휘관이 발견하더라도 해당 직원을 쉬게 하거나 치료로 연결하려면 대체 인력과 업무 조정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일선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 명이 빠지면 그 부담이 동료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회복할 시간을 보장하지 못하는 환경과 관리자 책임만 강조하는 조직문화에서 상담 위주의 대책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인력이 부족해 한 명을 쉬게 하기가 쉽지 않다"며 "위험 신호가 보여도 '병원에 다녀오라'고 말하는 순간 그 직원의 업무를 누가 맡을지부터 고민해야 하는 게 현실"라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관 정신건강 대책의 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과정이 업무 배제나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지원이 되려면 경찰 내부가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이 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