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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에 빠진 美, 신라면 홀릭 中·日… K라면 ‘남다른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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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6. 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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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투톱 1분기 글로벌 실적 분석
삼양 영업익 325%↑북미 주력 성과
농심, 신라면 등 中·日서 안정적 수익
현지공장 신설 등 주도권 경쟁 가속
K라면 양대 산맥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에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우위를 보인 반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농심 '신라면'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양사가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K라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미국 시장에서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매출 1853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32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농심은 매출 1413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성장 배경으로는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대와 현지 유통망 강화가 꼽힌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채널 입점을 확대했으며 '불닭 맥앤치즈',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등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 판매도 늘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브랜드의 차별화된 맛과 콘셉트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요 유통채널 확대와 브랜드 파워 강화를 통해 북미 시장 내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역시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신라면과 볶음면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LA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생산·물류 효율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주요 채널에서 안정적인 판매가 이어지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농심이 한발 앞선 모습을 보였다. 농심 중국 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 527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20% 증가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 너구리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중국 시장에서는 삼양식품의 매출 규모가 더 크지만, 농심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질적 성장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식품은 중국 시장에서 외형 성장은 이어갔지만 수익성은 후퇴했다. 1분기 중국 매출은 1713억원으로 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77% 감소했다. 거래처 정비와 지난해 광군제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소스와 건면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며 "자싱 공장 가동 이후 생산과 물류 효율이 개선되면 중국 사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농심의 강세가 이어졌다. 농심 일본 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339억원, 영업이익 16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75% 성장했다. 신라면 중심의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가격 협상력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면 삼양식품 일본 사업은 매출이 99억원으로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억4000만원으로 31% 감소했다. 편의점과 돈키호테, 코스트코 등 신규 유통채널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마케팅 비용과 초기 투자 부담이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경쟁이 단순한 해외 매출 확대를 넘어 지역별 주도권 확보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면, 농심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며 맞서고 있다는 평가다.

양사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며 최근 생산라인을 기존 6개에서 8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자싱 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하며 글로벌 공급 역량 확대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식품시장은 브랜드 경쟁력뿐 아니라 생산능력과 유통망, 공급 안정성이 함께 작용하는 시장"이라며 "현재는 삼양식품이 북미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심 역시 생산기지 확대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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