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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만 가려면 “혁신 금융상품 나와줘야…세제 혜택 등 규제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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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 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6. 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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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산업 성장 전략]
주식 편중 탈피…다양한 자산군으로 확산돼야
연금 내 국내 ETF 투자 정체, 불균형 세제가 주범
날마다 치솟는 ETF 가격, 액면 분할로 해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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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으로의 자금 대이동, 이른바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산업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양적 성장이 뚜렷한 가운데, 이 흐름이 단순한 투자 열풍이 아닌 증권업의 구조적 전환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증권업 스스로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끊임없이 공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퇴직연금을 둘러싼 세제 구조의 불균형이 시장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상장지수펀드(ETF) 액면분할·병합 허용 등 투자자 편의를 높이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투데이 자본시장 세미나'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와 당국 관계자들은 양적 측면에서의 머니무브는 긍정적이지만, 질적 성장을 위한 상품 생태계 조성과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머니무브가 주식시장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고액 자산가나 기업들의 경우, 변동성은 제한되면서 은행 예금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한 상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찬규 NH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도 "금융 선진국인 싱가포르 투자자들은 주식뿐 아니라 중수익·중위험 상품에 골고루 투자한다"며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문화가 이미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위원은 상품 다양성 부족 문제가 현 산업 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봤다. 그는 "생산적 금융 관련 미팅을 해도 취지에 공감하고 자금을 넣고 싶은데 마땅한 상품이 없다는 투자자 인식이 많았다"며 "(증권사들이) 자금을 끌어오는 성과를 냈는데,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계열 지주사의 위험가중자산(RWA) 규제가 비은행 계열사의 공격적인 영업을 제약하는 현실도 함께 짚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 본부장은 퇴직연금 내 국내 ETF 투자가 정체된 배경으로 세제 문제를 거론했다. 육 본부장은 "연금 계좌에서 해외 투자를 하면 세제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국내 투자를 하면 세금 페널티(불이익)를 받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일반 계좌에서 세금을 많이 떼는 해외 ETF는 연금 계좌로 굴려야 이득이지만, 매매차익이 원래 비과세인 국내 주식형 ETF는 연금 계좌로 옮기면 되레 없던 세금(연금소득세)을 내야 해서다.

육 본부장은 "그러다 보니 국내 대표 지수나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나 나스닥100 등 미국 지수 투자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개인형 퇴직연금(IRP)나 확정기여형(DC) 등 연금 계좌에서 국내 지수에 장기 투자할 땐 연금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TF 액면분할·병합 허용도 당면 과제로 제시됐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ETF 병합·분할이 불가능하다는 법무부 판단 이후로 3년이 흘렀고, 그 사이 여러 ETF 가격이 10만원을 넘겼다"며 "ETF 장점 중 하나는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건데 더 이상 소액이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육 본부장은 "인버스 ETF의 경우 가격이 낮아지면 호가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는 만큼, ETF 분할 또는 병합이 논의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방향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 기업 가치 중심 경영 문화, 혁신, 시장 접근성 제고 등 네 가지 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특히 하건형 연구위원이 지적한 상품 다양성 부족 문제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증시 활황으로 금융자산이 많이 늘었는데, 이를 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머니무브와는 다른 방향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육 본부장이 제기한 퇴직연금 세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ETF 세제 차별 문제는 오래되었고 관심이 많은 이슈"라고 하면서 "수익률이 높으면 세금이 많아도 (국내 ETF로) 유입될 수 있는 만큼, 결국 우리 시장이 나스닥처럼 우상향한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TF 액면분할·병합 허용 제안에 대해서도 "상당히 일리 있는 얘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문 인력을 통해 특화된 투자은행(IB)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부티크 IB 모델을 거론하며 "전문성·서비스·기술 활용에 기반한 사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동엽 미래에셋증권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생애 주기 관점에서 자산 관리를 하고 노후 자금을 축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돈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머물면서 주식 시장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전진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사람들은 연금 자산이 다 주식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연금으로 증식한 자산이 자기 급여보다 많다"며 "우리도 그런 방법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박이삭 기자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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