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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과밀 수용에 정신질환자까지”…청주여자교도소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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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6.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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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6명 혼거실에 8명 수용…독방도 2명씩
수용률 120%…"교정·교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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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 내 정원 5~6명 규모의 수용실에 누워 있다./법무부
"혹서기, 혹한기가 되면 수용자 간 다툼이 더 잦아집니다. 서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싸우고, 개인 관물대에서 물건을 떨어트리고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화를 냅니다."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15년째 근무 중인 한 교도관은 "과밀 수용으로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수용자가 생활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9년 개청한 청주여자교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여자교도소다. '계곡 살인사건' 이은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고유정, '재벌 3세 혼외자 행세 사기범' 전청조 등 중범죄자들이 이곳에 수감돼 있다.

지난 17일 청주여자교도소를 찾은 법무부 기자단 34명 중 12명이 혼거실(다인방)에 들어서자 실내는 금세 비좁게 느껴졌고 바닥에 몸을 누이자 서로의 숨결이 맞닿았다. 해당 혼거실은 16.62㎡(약 5평) 규모로 정원은 5~6명이지만 최대 8명까지 생활하고 있었다.

미지정 수용자들이 머무는 수용실은 더욱 관리가 까다롭다. 작업장이나 직업훈련 과정에 배치되지 않은 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방 안에서 보낸다.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다 보니 사소한 마찰도 쉽게 갈등으로 번진다.

정신질환자 등 혼거실 사용이 어려운 수용자들은 독거실에서 생활한다. 독거실은 일부로 난동을 부려 혼거실에서 옮겨갈 만큼 수용자 사이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과밀 수용으로 7.35㎡(약 2평) 규모에서 두 명씩 지내는 상황이다. 성인 두 명이 세로로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장기간 공동생활이 이어지면서 수용자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서열도 형성된다. 파벌을 만들어 특정 수용자를 따돌리는 것이다. 화장실 앞자리는 통상 막내나 힘없는 수용자의 자리며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간 가동한 뒤 10분간 멈추는 선풍기 앞 자리싸움은 치열하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률은 120%에 달한다. 이곳의 정원은 619명이지만 지난 17일 기준 742명이 수용돼 있었다. 야간 근무자는 18명으로, 교도관 1명이 수용자 41명을 관리하는 실정이다.

과밀 수용의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 교도관들에게 돌아간다. 수용자 간 다툼과 민원이 늘어날수록 이를 중재하고 관리해야 하는 업무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용자들이 교도관을 상대로 인귄위원회 진정이나 정보공개 청구를 하는 경우도 일상다반사다.

특히 청주여자교도소는 정신질환 수용자 200여 명, 마약류 사범 170여 명, 외국인 수용자 100여 명 등 고난도 수용자 비율이 높다. 교도관들은 수용자들의 교정·교화보다는 민원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일부 수용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교도관들에게 향한다. 현장에는 신입 교도관을 상대로 이른바 '근을 달아본다'는 말도 있다. 본인의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받아주는지, 얼마나 강하게 대응하는지를 반복적인 민원 제기나 지시 불이행 등을 통해 떠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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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소란·난동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법무부
이날 교도소에서는 소란·난동 훈련이 진행됐다. 접견 문제를 놓고 불만을 제기하던 한 수용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흥분했고 이내 난동을 부렸다. 기동순찰팀(CRPT)이 투입됐고 수용자는 순식간에 제압된 채 진정실로 이동했다.

훈련 상황임을 알고 있었지만 현장을 지켜보고 일차적으로 수용자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맡는 교도관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훈련이 끝난 뒤 한 교도관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신질환자는 몇 배로 상대하기 힘들다"고 답한 그는 "직원들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법무부는 부처 내 교정본부를 '교정청'으로 독립·승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청으로 독립시켜 수형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등 교정 업무의 전문성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법무부는 교정청 신설을 위한 교정미래혁신단을 오는 25일 발족할 예정이며 혁신단은 '교정청 추진팀'과 '과밀수용해소팀'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목적은 단순 수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며 "2026년을 교정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현장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치료·재활·재사회화 중심의 교정정책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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