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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합의]승리 선언한 미국과 이란…완승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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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6. 06. 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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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억제·체제 생존 각각 성과 거뒀지만
정권교체 실패·국제 고립 심화 후유증 남아
USA-TRUMP/SDN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과 이란이 개전 106일 만에 종전 협상에 합의하면서 이번 전쟁의 승패를 둘러싼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양측 모두 승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전쟁의 결과는 기대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 핵시설을 타격해 핵개발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주고, 향후 핵물질 폐기와 우라늄 농축 중단을 협상 의제로 올려놓은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해온 이란 비핵화 목표가 일정 부분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데다, 이란 해군과 재래식 전력도 상당 부분 약화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전쟁 초기부터 거론됐던 이란 정권 교체는 실현되지 못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며 체제 변화를 기대했지만, 후계 구도가 빠르게 정리되면서 신정 체제는 유지됐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전쟁이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하고 체제 결속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부담도 적지 않다. 이란은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현실화하며 글로벌 경제에 직접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를 지렛대로 활용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압박한 것이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국의 중동 파트너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은 점도 미국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남게 됐다.

이란 역시 나름의 성과를 주장할 수 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중동의 군사 강국 이스라엘의 공세를 100일 넘게 버텨내며 체제 생존에 성공했고, 반미 진영 내 존재감도 재확인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의 위력을 확인한 것은 이란 강경파 정권이 얻은 가장 큰 정치적 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대가도 작지 않았다. 핵시설과 군사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경제 제재와 전쟁 부담도 한층 커졌다. 무엇보다 UAE와 카타르 등 주변국까지 공격하고 국제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를 봉쇄한 행위는 아랍권과 국제사회의 경계심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 기간 억눌렸던 국내 불만이 종전 이후 다시 분출할 가능성도 변수다. 경제난과 국제 제재, 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역내 대리세력 지원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전쟁의 후유증까지 더해질 경우 이란 지도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전쟁은 미국에는 '핵 억제', 이란에는 '체제 생존'이라는 성과를 각각 안겨줬지만 어느 한쪽의 완승으로 보기는 어렵다. 향후 핵 협상 결과와 중동 안보 질서 재편, 이란 내부 정치 변화가 이번 전쟁의 최종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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