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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의 서울ON] 9번의 민선, 여성 구청장 2명…‘포용 리더십’의 희망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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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6. 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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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서울, 여성 구청장 단 2명뿐
김미경 은평구청장, 첫 여성 3선 역사
이수희 강동구청장, 재선 성공
굵직한 개발사업 챙기면서도 돌봄·교육·공동체회복 '탄탄'
행정 성과로 당당히 선거 승리
김미경 은평구청장 인터뷰
김미경 은평구청장(왼쪽)과 이수희 강동구청장(오른쪽)이 아시아투데이 아투TV '심쿵 토크쇼'에 출연한 모습. 김 구청장은 지난 3월, 이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각각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정재훈 기자
9번의 지방선거, 30년의 민선 지방자치.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여성 구청장은 단 두 명뿐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미경 은평구청장과 국민의힘 이수희 강동구청장이다. 숫자는 말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됐다는 시대에 서울 지방정치는 여전히 남성 중심 구조 안에 머물러 있다. 이번 민선 9기에서도 양당이 내세운 여성 구청장 후보가 사실상 이들 두 사람뿐이라는 점은 거대 양당의 공천 시스템에 유감이면서 아쉬운 대목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의 3선 성공은 단순한 선거 승리를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서울 자치구 역사상 최초의 여성 3선 구청장이 됐다. 이수희 강동구청장 역시 민선 4기부터 16년간 민주당 계열이 차지했던 강동구를 탈환해 재선에 성공했다.

두 사람 모두 여성 정치인이라는 상징성보다 행정 성과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당은 다르지만 리더십의 결은 비슷하다. 재개발·교통 인프라 등 개발 정책뿐 아니라 돌봄과 교육, 복지, 공동체 회복 같은 생활행정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포용 리더십'이 빛나는 정책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민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따뜻한 행정, 그 온기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미경 은평구청장…골목에서 시작된 정책, 전국 표준이 되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의 대표 정책은 '아이맘택시'다. 2020년 전국 최초로 시작된 이 사업은 임산부와 영유아 가정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가입자 9600여 명, 운행 건수 6만4000건, 이용자 만족도 90% 이상을 기록했다. 은평구에서 시작된 이 정책은 서울시와 전국 여러 지방정부로 확산되며 표준 모델이 됐다.

또 다른 시그니처 정책은 자립준비청년 지원이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8개 아동양육시설을 보유한 지역 특성을 행정 과제로 받아들여 2022년 전국 최초로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을 설립했다. 보호종료 청년들의 진로 탐색과 직무교육,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자립준비주택 운영과 카페 조성도 이어지고 있다. 김 구청장이 '엄마'를 자처하자 청년들이 "우리 엄마가 구청장"이라고 답할 정도다. 지방행정이 공동체적 관계를 회복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민선 9기 비전으로 제시한 '점·선·면' 구상도 주목된다. 생활복지를 '점'으로, 광역교통망을 '선'으로, 서북권 메가 생활권을 '면'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고양신사선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GTX-E 신속 착공, 서북권 간선도로 신설 등 교통 인프라 구축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생활밀착형 복지에서 도시 성장 전략까지 연결하는 하나의 서사다.
은평구 구립응암도서관 개관식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지난 4월 10일 서울 은평구 구립응암도서관에서 열린 개관식에 앞서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이수희 강동구청장…출생률 1위·교육 인프라로 '3대가 행복한 도시' 구현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행정 역시 결이 비슷하다. 강동구는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출생아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서울 네 번째 50만 인구 도시로 성장한 강동을 '3대가 행복한 최종 목적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돌봄과 교육 인프라 구축에 특히 공을 들였다.

교육 분야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문을 연 강동숲속도서관과 강동중앙도서관은 서울 자치구 최대 규모로,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지역 교육·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대학 교수들이 고등학교에서 직접 강의하는 '더베스트 강동교육벨트'는 지역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민선 9기에는 서울시 최초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특구 지정도 추진한다.

복지 정책의 촘촘함도 재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고덕강일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새로 유입된 젊은 가족 세대와 기존 주민이 함께 정착할 수 있는 돌봄 인프라를 속도감 있게 확충했다. 3대가 함께 살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는 이 구청장의 비전은 출생아 증가율 1위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결실을 맺었다. 지역의 성장 속도에 맞춰 행정의 밀도를 높인 셈이다.

강동구 성내유수지 파크골프장 개장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난 3월 30일 서울 강동구 성내유수지 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개장식에서 시타를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따뜻한 행정이 도시의 미래다
결국 두 구청장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개발과 성장을 챙기면서도 주민 삶을 바꾸는 정책에 '따뜻한 인간미'를 거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출생·고령화·공동체 해체가 심화되는 시대에 돌봄과 교육, 복지는 더 이상 행정의 주변부가 아니다. 강하고 빠른 행정만큼 따뜻하고 포용하는 행정이 필요한 시대다.

지방자치 30년이 지났지만 서울의 여성 구청장은 여전히 두 명뿐이다. 그럼에도 김미경 구청장의 첫 여성 3선 기록과 이수희 구청장의 재선 성공은 의미가 작지 않다. 두 사람은 여성이라는 이유가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았고, 돌봄과 교육, 공동체를 도시정책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지방자치의 다음 30년이 묻고 있는 질문도 결국 여기에 있다.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의 등장만큼 중요한 것은 어떤 행정으로 시민의 삶을 바꾸느냐다. 그 답을 두 사람은 이미 현장에서 써 내려가고 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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