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건관계자 권리 보호를 위한 군형법 및 군사법원법 개정 방안 발표
“일반 법원에 비해 미흡한 군 피해자 보호...보완책 마련해야”
지난 6월 5일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3법학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군사법학회·국가인권위원회·한양대 법학연구소 공동 하계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이 던진 화두는 '제도의 안정적 집행'이었다. '군사법 체계에서 인권 개선의 실질화 방안'을 주제로 내건 이번 학술대회는, 무조건적인 기구 비판이나 전면적인 틀 바꾸기 대신 현행 군사법 체계의 뼈대를 존중하면서 그 안에서 법 집행의 실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실무적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제도 흔들기는 군 사법제도의 안정성을 해치고 장병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현행 시스템의 내실 있는 운영과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작동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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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성폭력 범죄, 군인 사망 원인이 된 범죄, 입대 전 범죄 등 이른바 '3대 범죄'의 재판과 수사를 일반 민간 법원과 검찰·경찰로 이관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처럼 크게 바뀐 사법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제도적 혼선 없이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원활한 사법 절차를 이끌어낼 것인가가 집중 논의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준우 박사(은평구청 인권센터)는 군사법원법과 일반 형사소송 절차의 유기적 연계를 강조했다. 김 박사는 "개정 군사법원법의 취지는 군 사법 절차의 투명성을 민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라며, "현재 요구되는 것은 또 다른 입법이 아니라, 민간 이관 사건과 군 내부 잔류 사건 간의 공조 체계를 원활히 하고 현행 군사법원법 체제 내에서 피해자 지원 제도가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집행되도록 실무를 고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엄격한 상명하복 체제라는 군의 특성을 고려할 때, 2022년 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피해자 보호 장치들이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신원 노출 방지, 피해자 진술권 보장 등 기존 법령에 명시된 권리들을 더욱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설득력을 얻었다.
◇ 군형법 집행의 실효성 제고… 군인등강제추행죄·상관모욕죄 '벌금형 도입'으로 유연성 확보해야
현행 군형법의 원활한 집행과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형벌 종류의 다양성을 확보하여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박찬걸 교수(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군형법 집행의 실무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특히 현행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죄와 상관모욕죄에 '벌금형'이 부재한 상황이 오히려 법 집행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징역형 위주로만 기소하거나 선고해야 하는 경직된 구조 탓에, 사법 현장에서 기동성 있는 처벌이 곤란해지거나 법관이 선고를 주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기존 법률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죄질에 따른 유연한 법 집행이 가능하도록 벌금형 규정을 보완하는 것이 군형법의 실효적 집행과 형벌 비례 원칙에 부합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군 내 성폭력의 차단 역시 처벌 수위의 맹목적 상향보다는, 기존 시스템 안에서 피해자가 불이익 우려 없이 안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신고 환경'을 조성하고 집행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군검찰 운영의 투명성 확보… "조직 개편 대신 내부 '공소부 설치'로 견제 시스템 구축"
개정된 군사법 체계가 신뢰를 얻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군검찰 운영의 투명성 확보였다. 이종수 교수(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외부로부터의 인위적인 수사권 조정이나 기구 개편 대신, 군검찰 내부의 실무 구조를 내실화하여 원활한 상호 견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군검찰이 가진 수사 및 기소 업무의 연속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군검찰 내부에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부'를 명확히 분리·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수사 부서와 기소 부서가 독립적으로 사건을 심사하게 함으로써 법 집행의 객관성을 담보하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사회적 관심이 높은 주요 사건의 경우, 현행 제도 안에서 활용 가능한 민간 전문가 참여형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개최하여 군 검찰권 행사의 정당성을 스스로 입증해 나가야 한다는 실무적 해법이 제시됐다.
◇ "지금은 흔들 때가 아니라 안착시킬 때… 사법 신뢰의 시금석 될 것"
2026년 한국군사법학회 하계학술대회는 군사법의 끊임없는 개정 요구 속에서 대단히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제도라는 것은 자주 바꾼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만들어진 법안을 현장에서 투명하고 흔들림 없이 집행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상식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군사법 제도는 2022년의 대전환을 거치며 민간의 엄격한 사법 표준과 군의 특수성을 결합하는 고된 과정을 거쳐왔다. 학술대회에 모인 전문가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는 또 다른 법 개정이라는 제도적 개편에 힘을 뺄 때가 아니라, 이미 마련된 새 시스템이 장병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군 기강을 확립하는 데 완벽히 기능하도록 '집행의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현행 군사법원법과 군형법 체계 안에서 도출된 구체적인 안정화 방안들은 향후 국방부의 정책 집행과 군 사법 당국의 실무 운영에 있어 가장 신뢰할 만한 나침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 군사법의 투명하고 원활한 집행이야말로 제복 입은 장병들과 국민이 군 사법 정의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만드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