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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에 최대 99.9% 일감 몰아준 하림… 연간 1조4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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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6. 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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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전체 매출액의 11.5% 규모
사료·축산 비상장사, 의존도 심각
자회사 매출 상당수가 '내부거래'

하림그룹이 지난해 국내 계열사 간 상품·용역 내부거래 규모가 1조4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이후에도 주요 비상장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최대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계열사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계열회사 간 거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림그룹의 지난해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총액은 1조4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룹 전체 매출액 12조4179억원의 약 11.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림그룹은 사료 생산부터 축산, 식품 가공, 유통·물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비상장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 주요 비상장사들의 매출 상당 부분은 그룹 내부 수요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돈 생산을 담당하는 농업회사법인 선진한마을은 지난해 총매출 2566억원 가운데 2292억원을 하림지주와 선진 등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올렸다. 전체 매출의 89.3%를 그룹 내부 거래로 충당한 셈이다. 선진한마을은 하림지주의 손자회사다.

동물약품 계열사인 한국썸벧 역시 지난해 총매출 1301억원 가운데 72.8%인 948억원이 계열사 거래에서 발생했다. 한국썸벧은 하림지주의 손자회사다. 


곡물 조달과 무역을 담당하는 하림지주 자회사 참트레이딩은 지난해 총매출 5345억원 가운데 60.6%에 해당하는 3239억4900만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이는 그룹 내 계열사 간 거래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사료 및 육가공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선진도 지난해 계열사 거래를 통해 1181억3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선진은 내부거래 의존도 89.3%를 기록한 선진한마을의 지분 89.4%를 보유한 모회사이기도 하다.

다른 비상장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의존도도 두드러진다. 육가공품 제조업체 선진햄은 내부거래 비중이 99.9%에 달했고, 축산물 생산 계열사 팜스코바이오인티(85.8%), 선박 관리 전문업체 포스에스엠(85.4%), 제조·서비스 부문 계열사 동림(80.2%) 등도 높은 내부 의존도를 나타냈다.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팬오션 상무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인 올품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줬다는 이유로 지난 2021년 공정위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계열사 지원을 통해 총수 일가에 부당한 경제적 이익이 제공됐다고 판단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후 하림 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공정위 제재 이후에도 참트레이딩, 선진한마을, 한국썸벧 등 주요 계열사의 거래 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현재 하림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김준영 상무보를 중심으로 정리된 상태다. 김준영 상무보는 올품과 한국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하림지주 지배구조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들 역시 이 지배구조 아래 편입돼 있다.

수직계열화 산업 특성상 일정 수준의 내부거래는 불가피하지만, 일부 비상장 계열사의 내부거래 의존도가 60~99%에 달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정위의 사익편취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내부거래 비중 자체만으로 위법성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거래 과정에서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나 사익 편취와 같은 위법 행위가 있을 시엔 문제가 된다"며 "부당 지원이나 사익 편취 등 부당함이 드러난다면 해당 거래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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