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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지선] “정부 안정” vs “균형 필요”… 60% 넘긴 지선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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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 최민준 기자 | 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6. 04.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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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 임시 투표소·동대문 주민센터 등 곳곳서 유권자 발길
청년층은 월세·일자리, 학부모는 학교폭력 대책 공약 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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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은평구 라이프미성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임시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최민준 기자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부동산 단톡방이 시끄러웠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치러진 3일 서울 유권자들의 고민은 막판까지 부동산 현안을 향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정부 안정론'과 '견제론' 구도로 맞붙은 가운데 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속도, 집값 안정 문제는 유권자들에게 정당 구호를 넘어선 생활 현안으로 받아들여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급등과 잇단 규제 논란을 경험한 서울 유권자들에게 이재명 정부의 주택 공급 방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해 온 재개발·재건축 정책은 투표 기준 중 하나로 겹쳐졌다. 내 집 마련과 자산 가치, 지역 개발 속도가 표심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정당보다 생활 문제를 기준으로 후보를 골랐다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동현씨(44)는 "정부와 서울시가 한 팀이 돼 주택 공급을 밀어붙이는 게 나을지,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재개발 속도를 내는 게 나을지 끝까지 고민했다"며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부동산 단톡방이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높은 투표율 속에 서울 곳곳 투표소에는 막판까지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288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2722만2909명이 투표를 마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61.0%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간대 투표율 50.9%보다 10.1%포인트 높은 수치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65.7%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63.3%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라이프미성아파트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투표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파트 단지 안에 나무 판자로 세워진 가건물 형태의 이른바 '이색 투표소'였다. 유권자들은 투표소 안팎을 오가며 차례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소 앞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던 한 주민은 "매 선거 때마다 이곳에 투표소가 차려진다"며 "이번에도 전날 설치됐고, 투표가 끝나면 바로 철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의 표심은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엇갈렸다. 인근 주민 김창민씨(42)는 "정부 초반인 만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엇박자를 내면 결국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자영업자 김진호씨(70)는 "정부와 국회를 여당이 주도하는 상황이라면 서울은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필요하다"며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견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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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유권자가 서울 동대문구 이문1동 주민센터 투표소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이문1동 주민센터 투표소는 비교적 차분했다. 청년층과 가족 단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학생 조경식씨(25)는 "군 생활을 하는 사이 대학가 월세가 너무 올라 자취 생활이 만만치 않다"며 "청년 주거 안정 공약을 집중적으로 보고 후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변화와 검증된 일꾼론에 무게를 둔 유권자도 있었다. 김영백씨(67)는 "오세훈 시장 임기 동안 서울시가 눈에 띄게 발전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정원오 후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동구청장 재임 당시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이번에는 더 큰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45)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유심히 봤다"며 "특히 학교폭력 대책을 가장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 위례중앙중학교 투표소도 큰 혼잡은 없었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뚜렷했다. 위례 주민들은 교통과 생활 인프라, 부동산, 교육·복지 등 생활밀착형 현안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투표를 마친 한 40대 직장인은 정이나씨(42·여) "이번 선거는 어느 당을 뽑는다는 느낌보다 우리 동네 문제를 누가 제대로 챙길 수 있느냐를 보고 투표했다"며 "위례는 교통이나 주거, 생활 인프라 문제가 계속 이야기돼 왔지만 실제로 바뀌는 속도는 더디다"고 말했다.

생애 첫 지방선거 투표를 마친 20대 유정호씨(20)는 "청년 주거, 일자리, 교통비 지원 같은 공약이 많지만 비슷비슷하게 느껴진다"며 "정치권이 청년을 선거 때만 찾는 게 아니라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높은 투표 열기는 일부 투표소의 운영 혼선으로도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는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잠실·문정·가락동 일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투표가 지연되거나 대기표를 받았다는 글도 잇따랐다.

선관위는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 송파구 선관위에서 해당 투표소로 투표용지를 이송 중"이라며 "대기 중인 유권자는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지가 부족해 오늘 투표가 불가능한 것이라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표율 상승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해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만큼 선거 관리 책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관위가 사전투표 역대 최고치와 본투표 참여 증가 흐름을 고려해 투표용지 배분과 현장 대응 체계를 충분히 점검했는지가 향후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설소영 기자
최민준 기자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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