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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치안 맡는데 뒷전인 지역경찰… “현장의견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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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6. 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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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찰, 인력배치 ‘후순위’…6년째 정원 제자리에 지역편차
치안 수요 맞춘다지만…넓은 관할구역에 부담
현직 경찰 “기순대·기동대 축소해 지역관서 배치해야”
“경찰 지휘부, 현장 목소리 반영 못해”
경찰청1
경찰청. /박성일 기자
경찰청이 지역경찰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4교대 전환 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정책 결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인력 배정 등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지역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현장에서는 기동대와 기동순찰대(기순대) 인력 전환 가속화로 지역 경찰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아시아투데이가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 경찰청별 지역관서 연도별 근무 정·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지역경찰 정원은 5만885명으로 2021년(5만668명) 이후 5년 동안 217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근무 시 교대하는 팀 수를 늘리는 4교대 전환을 위해서는 그만큼 추가 인력이 필요한데, 이런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마저도 다수의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며 정원의 47.7%(2만4304명)가 서울청·인천청·경기남부청·경기북부청 소속이었다. 지역관서 수로 따져봐도 전남청과 경북청은 지역관서 수가 각각 206개, 224개로 서울청(243개)·경기남부청(255개)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인력 규모는 각각 2438명, 2904명으로 서울청(10478명)·경기남부청(8247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역관서 수가 100명대로 유사한 경기북부청(102개)과 강원청(106개)도 인력은 각각 2805명, 1872명으로 1000명 가까이 차이가 있었고, 인천청(79개)와 유사한 수의 지역관서를 갖춘 충북청(82개)은 근무 인력은 1502명으로 인천청의 2777명보다 1200명 정도 적었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높은 치안 수요를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관할구역이 수도권보다 훨씬 넓은 지역 특성상 지나치게 인력을 줄일 경우 경찰관 한 명이 살펴야 할 구역이 지나치게 많아져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워지고 경찰관의 업무가 과중될 수 있다.

이런 상황 탓에 지역은 항상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경찰 지휘부가 기능 강화나 복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도 정작 인력 부족 문제에 발목을 잡히기 일쑤다. 실제로 경찰청이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4교대 전환 정책의 경우 서울청이 전체 지역관서의 86%가 적용을 받고 있는 반면 전남청은 17%의 지역관서에서만 이 방식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지역관서들에서 경찰의 본질적인 기능이자 핵심 업무인 지역의 치안 유지를 맡고 있음에도, 경찰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각 지역에서 근무 중인 현직 경찰들은 공통적으로 지휘부가 각종 정책들을 내놓으면서도 정작 이에 필요한 인력은 늘려 주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충북경찰청 영동경찰서 소속 노규택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사무총장은 "현장 경찰들이야 당연히 4교대를 선호하지만, 실상은 인력이 부족하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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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박성일 기자
특히 올해는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사 업무가 경찰에 집중되며 수사 인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체 경찰 인력 충원 없이 수사 부서로 인력을 몰아줄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린 지역관서 현실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 전체의 인력 충원과 함께 현재 축소 중인 기순대·기동대 인력 전환 가속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러 논의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경찰 정원 확대에 앞서 기능이 약화된 분야의 인력을 지역관서에 투입하는 인원 조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청은 집회·시위 관리 방식 변화에 따라 경력 수요가 감소한 상황을 반영해 기동대·기순대 인력을 치안·수사 분야로 돌리는 인력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동대의 경우 지난해 말 1만2138명에서 1만1179명으로 959명 줄이는 데 그쳤고, 기순대도 지난해 말 2668명에서 1617명으로 1051명 정도를 줄였다. 이 전환 속도를 높이거나 아예 기순대를 폐지해 지역관서로 투입되는 인력 조정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게 현장 지역경찰들의 주장이다.

폴네티앙 회장을 맡고 있는 부산경찰청 부산북부경찰서 소속 정학섭 경위는 "집회·시위가 이전보다 줄었고, 질서유지도 잘 돼 관리도 용이해진 만큼 기동대나 기순대를 폐지하고 그 인원으로 지역관서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며 "기동대 등을 대폭 축소하고, 필요에 따라 소집하는 형태로 운영하면 되는데, 경찰 지도부가 규모를 약간만 줄이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니 현장에서는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노규택 총장도 "저희는 꾸준하게 기순대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최근 일부 지역에서 기순대 1개 팀을 지역관서에 배치해 고정 근무를 시키는 정책을 시범 운영 중인데 근무자 만족도가 높다"고 방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특히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근무 형태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역 특성과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휘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이 내려진다는 점을 꼽았다. 정학섭 경위는 "이번 '4교대' 정책 결정 과정에도 현장 의견 수렴은 없었다"며 "이전부터 경찰청장이 바뀔 때마다 항상 조직 개편이 있었고, 여러 기능과 부서를 폐지했다가 신설했다가 했지만 결국 다 원래대로 돌아왔다. 현장 경찰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밀어붙이면 결국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규택 총장은 "어치피 4교대를 못할 바에 현장에서 원하는 근무 형태를 시행해 달라고 해도 지휘부에서는 수용을 안 한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잘 안 기울인다고 본다"며 "직협 등에서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이야기를 하지만 반영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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