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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로 키이우 인근 타격…대공습에 유럽 “핵위협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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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25. 07:24

러 드론·미사일 690대 밤샘 공습…키이우·주변 최소 4명 사망, 100명 부상
외교부 청사 2차대전 후 첫 손상…국립미술관·체르노빌 박물관 피해
트럼프 중재 평화협상 교착 속 우크라, 러 석유시설 반격 지속
UKRAINE-CRISIS/ATTACK-KYIV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사일·드론으로 공습한 키이우 현장 앞을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
러시아군이 24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 36발을 포함한 미사일 90발과 드론 600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주변 지역을 개전 이래 최대 규모급으로 공습했다고 로이터통신·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Oreshnik)를 침략 전쟁 중 세 번째로 사용해 키이우 인근 빌라 체르크바(Bila Tserkva)를 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평화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러시아의 수도권 공습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반격이 맞물리면서 전쟁은 보복전 양상으로 격화하고 있다.

UKRAINE-KIEV-MISSILE ATTACK-AFTERMATH
우크라이나 소방 대원들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사일·드론으로 공습한 키이우 현장에서 물을 끄고 있다./신화·연합
◇ 러시아군, 드론·미사일 690대 동원해 키이우 맹폭...정부 청사·문화시설 대거 파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미사일 90발과 드론 600대를 발사했으며 우크라이나 공군이 미사일 55발과 드론 54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와 주변 지역에서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가까이 다쳤으며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도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시내 약 30개 건물이 파손 또는 파괴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청사와 내각 건물은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외교부 건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국립미술관·필하모닉홀·체르노빌 원전 참사 기념박물관도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로이터·FT가 전했다.

키이우 북부 루키아니우카 지구에서는 미사일 공장 인근 쇼핑센터와 시장이 불에 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여름철 수요 증가를 앞두고 급수시설까지 겨냥했다고 비판했다.

◇ 러시아군, 오레시니크로 빌라 체르크바 타격...키이우 인근 세번째 사용

러시아군은 이번 공격에 오레시니크와 이스칸데르(Iskander)·킨잘(Kinzhal)·지르콘(Zircon) 미사일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오레시니크는 '개암나무(Hazel Tree)'라는 뜻의 중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로,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는 2024년 11월 21일 드니프로, 2026년 1월 9일 서부 르비우에 이어 이번에 세번째로 오레시니크를 사용했다.

이번 오레시니크는 키이우 외곽에서 약 64km, 키이우 남쪽 약 90km 떨어진 인구 20만명 규모의 빌라 체르크바를 타격했다. FT는 이번 공격이 지금까지 오레시니크가 키이우에 가장 근접해 사용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영상 분석에 참여한 정보회복력센터의 롤로 콜린스 조사관은 오레시니크 탄두가 36개의 자탄(submunitions)으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오레시니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개발된 RS-26 루베즈(Rubezh)를 기반으로 했고, 다탄두 탑재가 가
능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Russia Ukraine War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공습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P·연합
◇ 유럽 지도자들, 러 오레시니크 사용 규탄...젤렌스키, 동맹국 결단 촉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공격과 오레시니크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를 '무모한 확전'이라고 비판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가 정치적 공포 전술과 무모한 핵 벼랑 끝 행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러시아가 민간 인프라를 또다시 공격했다며 사용 무기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unhinged)"라며 러시아가 대가를 치르지 않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WSJ가 전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다른 국가들의 결정이 필요하다"며 동맹국의 방공 지원과 대러 압박 강화를 촉구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오레시니크 발사가 러시아 국내 청중에게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FT가 전했다.

◇ 트럼프 중재 평화 협상, 러 영토 요구로 교착...우크라이나, 러 자금줄 에너지 인프라 공격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민간 목표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상군과 군사정보국 지휘 시설·공군기지·군수산업 시설을 타격했으며 민간 목표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반박해왔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22일 동부 루한스크 지역 스타로빌스크의 러시아 정예 루비콘 드론 부대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건물이 교사 연수 기관 기숙사라며 최소 21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달 초 러시아가 포로 교환과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 공격 자제를 조건으로 한때 공습을 중단했지만, 평화 협상은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점령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영토까지 요구하면서 교착됐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유감스럽게도 성과가 없었다"며 미국은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겨냥해 에너지 시설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러시아 석유시설 11곳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격을 받은 러시아 정유시설의 처리 능력 합계는 연간 8300만t으로, 러시아 전체 처리 능력의 약 25% 수준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는 24일에도 크라스노다르 지역 석유 선적 부두를 공격하며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 압박을 지속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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