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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대 웃도는 환율… 美금리·고유가 겹치며 韓경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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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5. 19. 17:52

美 국채금리 급등에 달러 강세 지속
중동 리스크 국제유가 110달러 돌파
외국인 증시 매도세 환율 상승 압박
"수입물가·내수회복 부담 커질수도"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1500원 선을 웃돌며 한국 경제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중동발 고유가 등이 겹치며 원화 약세가 심화된 영향이다. 이에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와 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지며 경기 회복 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7.5원 오른 1507.8원에 마감됐다. 지난 15일 9.8원 급등하며 1500.8원을 기록한 후 전날 1500.3원에 이어 3거래일째 1500원 선을 유지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2일(1519.7원) 이후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미국 등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영국, 일본 국채 시장 불안 그리고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의회 승인에 따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국채 금리 가 급등하며 달러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였다"며 "(원·달러 환율) 1500원 선에서는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환율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꼽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4.62%을 넘어서며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 금리 역시 5.15%에 육박하며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에도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도 원·달러 환율 상승의 요인 중 하나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배럴당 110.36달러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3.5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보다 각각 1.55%, 0.79% 하락했지만 이달 초와 비교하면 10달러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금융시장은 안전자산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강세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원화 같은 신흥국 통화는 약세 압력을 받는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도세도 원화 약세에 한몫했다. 지난 11~18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 23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3조3000억원 규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주일 사이 가장 큰 환율 상승의 요인은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라며 "연초 이후 국내주식 수익률이 급등하자 차익실현 및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의한 매도 압력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 원유·가스·곡물 등 주요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오를 경우 기업들의 생산 비용과 소비자 물가가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국내 물가 안정 흐름을 흔들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체감물가 부담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내수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 내수 업종의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활물가 부담까지 확대될 경우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유가나 지정학 변수에 따라 속도 차이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인 상승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수입 물가 상승으로 내수 회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투자 매력도를 높여 자금 흐름을 국내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줄이려면 결국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한국을 투자와 거주 측면에서 더 매력적인 국가로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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