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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비전포럼]호르무즈 위기를 기회로… 에쓰오일, 새로운 50년 닻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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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5. 12. 17:52

아람코 공급망에 원유 수급 이상무
샤힌 프로젝트 공정률 96.9% '순항'
세계 첫 'TC2C'로 원가 경쟁력 압도
에너지·화학기업 대전환 도약 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정유업계가 공급 불안에 떨고 있지만 에쓰오일은 예외다. 최대주주 사우디 아람코의 장기 공급 계약이라는 든든한 버팀목 덕분에 원유 수급에 차질 없는 행보를 이어가면서다. 여기에 전쟁 와중에도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를 공정률 96.9%로 밀어붙이며 6월 완공을 목전에 뒀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에쓰오일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정유사에서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이란 군사 충돌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두 달째 이어지면서 국내 정유업계 전반의 원유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유 운송 지연과 보험료 상승, 대체 원유 확보 경쟁이 겹치며 수익성 압박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에쓰오일은 사우디 아람코와의 20년 장기 원유 공급 계약, 국영 해운사 바흐리(Bahri)와의 10년 장기 운송 계약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봉쇄 해역을 우회하는 송유관 기반 공급 노선을 활용해 원유 도입 차질을 최소화하면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6월 정상 가동을 위해 월 평균 10개 수준의 원유 카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며 "아람코 네트워크를 통한 안정적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급 안정성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9427억원, 영업이익 1조23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3719억원 대비 231%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215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이번 실적은 본업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평가이익과 래깅 효과가 대거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1분기 재고 관련 이익은 6434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52%를 차지했다. 중동 리스크가 본격화된 3월 한 달 동안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과 원유 도입 시차 효과만으로 8122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질 수익성이 기대보다 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기보수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기회 손실까지 감안하면 재고 이익을 제외한 3월 실적은 사실상 적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으며 향후 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정부에 손실 보전을 요청할 계획이다.

2분기부터는 우회 운송에 따른 대체 원유 프리미엄과 보험료 상승분까지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현재의 고수익 국면이 지속되더라도 실제 현금 수익성은 시장 기대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쓰오일 측은 "높은 제품 가격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보다 중동 설비 가동 축소와 중국 수출 제한 정책에 따른 공급 감소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 동력인 샤힌 프로젝트는 사실상 완공 단계에 진입했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총 9조2580억원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는 4월 말 기준 EPC 공정률 96.9%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설계 97.3%, 구매 99.9%, 건설 93.6%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6월 말 기계적 완공 이후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초 상업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은 세계 최초 상용화 기술인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다. 원유를 나프타 등 중간 공정 없이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로 기초유분 수율을 70%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기존 정유·석유화학 공정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고 공정 단순화에 따른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정유 산업에서 에쓰오일이 고부가 석유화학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미 올레핀 모노머 고객사들과 연간 공급 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상업 가동 전 사전 마케팅에도 나선 상태다. 앞서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는 "올해는 창립 50주년이자 샤힌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 의미 있는 해"라며 "샤힌 프로젝트 성공은 에쓰오일이 가장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이번 중동 리스크 국면에서 아람코 기반 공급망 경쟁력과 대규모 다운스트림 투자 효과를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샤힌 프로젝트 투자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 등에 약 3조원 규모의 경제 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침체된 울산 지역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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