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란 전쟁 여파…글로벌 공급망 마비로 인도주의 위기 심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06010001636

글자크기

닫기

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4. 06. 15:21

유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위기"…국제 사회 대응은 더뎌
clip20260406135816
지난 2월 8일(현지시간) 케냐 투르카나의 날렘카이스 마을에서 한 여성이 배급받은 구호물자 옆에 서 있다./AP 연합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인도주의 구호 활동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주요 해상 운송로가 폐쇄되고 물류비용 상승으로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취약 지역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쟁 여파로 중동의 핵심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고 두바이, 도하, 아부다비 등 주요 물류 허브로 가는 경로도 차단되자 구호 단체들은 기존의 해상 경로 대신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거나 육로와 항공을 결합한 운송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유가와 보험료도 급등하며 운송비용은 이전 대비 약 20~25% 상승했다. 또 전쟁 지역을 피해 우회 경로를 이용하며 평균 10일에서 수 주의 배송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내에서 운송비 비중이 늘어나면서 실제 구매 가능한 구호 물품량이나 수혜 대상 인원도 줄어드는 실정이다.

유엔은 이번 사태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망 중단 사태로 규정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수만 톤의 식량이 운송 중단으로 묶여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수단(50% 이상)과 케냐(40%)는 파종 시기를 앞두고 생산에 타격이 예상된다.

WFP는 전쟁이 6월까지 지속될 경우 기존 3억2000만 명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약 4500만 명의 기아 인구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구조위원회(IRC)와 유니세프(UNICEF)는 수단행 의약품과 이란·나이지리아행 백신 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으며, 수단 내 수십 개의 보건 시설이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다.

국제 사회의 대응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과거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인도적 지원'보다 '국방 안보'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비료 거래 원활화를 위한 태스크 포스 구성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구호 현장에서는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인도주의 전문가들은 "전쟁이 멈추더라도 파괴된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급증한 물류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국제 사회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